경찰, 농성 현장서 정글도·쇠파이프 등 압수법원 "범죄 중대성에 비춰 도주할 우려 있어"… 구속영장 발부한국노총 "노동자·노조에 대한 선전포고… 물러섬 없이 싸울 것"
  • ▲ 지난달 31일 오전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높이 7m 망루를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체포에 나선 경찰관에게 막대를 휘두르며 저항하고 있다. (전남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 지난달 31일 오전 전남 광양시 금호동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도로에서 높이 7m 망루를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체포에 나선 경찰관에게 막대를 휘두르며 저항하고 있다. (전남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포스코 협력사의 노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던 중 진압 경찰에 쇠파이프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김준영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사무처장이 구속됐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곽희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를 받는 김 사무처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범죄의 중대성에 비춰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김 사무처장은 지난달 31일 오전 전남 광양제철소 앞 도로에 설치한 높이 7m 철제 구조물(망루)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다 체포됐다.

    경찰은 사다리차를 이용해 진압을 시도했는데, 김 사무처장은 쇠파이프 두 개를 휘두르며 저항했다. 이에 경찰은 플라스틱 경찰봉으로 제압한 뒤 허리띠에 안전고리를 채워 망루에서 내려왔다.

    김 사무처장은 경찰봉에 맞아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김 사무처장을 진압하던 광양경찰서 소속 경찰 3명도 부상을 당한 상황이다.

    이 중 한 명은 오른손 손등이 찢어져 다섯 바늘을 꿰매는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두 경찰도 각각 전치 10일의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었다.

  • 경찰은 고공 농성 현장에서 칼날 길이만 29cm에 달하는 정글도(마체테·총길이 42cm)와 쇠파이프 등을 압수했다.

    한국노총은 입장문을 내고 "김준영 사무처장은 정글도로 사람을 공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영상을 살펴보면 정글도를 경찰 쪽으로 향하며 수차례 위협했고 경찰은 진압을 포기하고 그냥 내려오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에 경찰은 김 사무처장이 경찰관에게 쇠파이프 등을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 광양제철소 앞 농성장에 망루를 설치해 도로 통행을 방해하고 불법집회를 한 혐의(공무집행방해·일반교통방해·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 1일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후 법원은 김 사무처장의 범죄 혐의가 중대하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는데, 한국노총은 즉시 성명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권의 김 사무처장 구속은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과거 공안정권으로의 회귀 신호탄"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노동 탄압에 맞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싸울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