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 "'표석 설치' 결정과정 문제점 보고받고 개선 추진"市 "문화재정책과장 전결로 설치해 국장·시장은 몰라"'공산당표석', 노동당이 중구청에 신청‥ 올해 3월 설치"민족주의적 단체 이용한다"는 조선공산당 '미화' 논란
  • ▲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59회 한국보도사진전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59회 한국보도사진전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 표석'이 설치되고 '터 표석 건립 기념행사'까지 열렸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본지 보도가 나가고 나서야 이를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허술한 표석설치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사실을 보고받고 해당 사안에 대한 즉각적인 경위조사를 지시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2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오 시장이 기사를 보고 표석이 설치된 사실에 대해 엄청나게 대노(大怒)했다. 담당과는 문화재정책과인데 과장 전결로 결정돼서 문화국장조차도 표석이 설치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법적인 문제가 불거지지 않으면서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조치할 수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같은 표석 설치가  논란이 큰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담당 과장만의 전결로 처리되는 등 결정과정에 문제점이 컸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전역의 표지석 설치는 소관 구청이 접수, 서울시 문화재위원회 심의 통과 후 시 문화국장 산하 과장 전결로 시행되는 등 절차가 비교적 단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사회적 공감대 확보에 필요한 시민의견 수렴 없이 폐쇄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의견청취 절차를 새로이 두는 등 제도 전반을 개선키로 했다.

    또한, 서울시는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 표석 건립 기념행사'를 비롯한 행사나 집회 개최는 시 소관이 아니라 경찰 신고사항이라 행사 개최 사실도 보도를 통해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 ▲ 원외정당인 노동당이 지난 2021년 6월에 서울시 중구청에 제안해 2023년 3월 29일에 설치된 '조선공산당 표석'이다. '광복단결사대 활동지 및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를 제목으로 하는 이 표석에는 '이곳은 1920년 8월 24일 미 의원단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휘 아래 광복단 결사대와 암살단이 조선총독 및 일본 고관을 처단하려 모였던 아서원 자리이다. 1925년 4월 17일 여기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조선공산당이 결성되어 사회주의 독립운동을 이끌었다'라는 문안이 새겨져 있다. ⓒ정상윤 기자
    ▲ 원외정당인 노동당이 지난 2021년 6월에 서울시 중구청에 제안해 2023년 3월 29일에 설치된 '조선공산당 표석'이다. '광복단결사대 활동지 및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를 제목으로 하는 이 표석에는 '이곳은 1920년 8월 24일 미 의원단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휘 아래 광복단 결사대와 암살단이 조선총독 및 일본 고관을 처단하려 모였던 아서원 자리이다. 1925년 4월 17일 여기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조선공산당이 결성되어 사회주의 독립운동을 이끌었다'라는 문안이 새겨져 있다. ⓒ정상윤 기자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 표석'은 2021년 6월 2일 원외정당인 노동당이 서울 중구청에 신청, 올해 3월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앞(을지로1가 180-6)에 설치됐다. 표석의 제목은 서울시 문화재위원회 표석분과의 요청에 따라 '광복단결사대 활동지'가 들어간 '광복단결사대 활동지 및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로 정해졌다.

    표석에는 "이곳은 1920년 8월 24일 미 의원단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휘 아래 광복단 결사대와 암살단이 조선총독 및 일본 고관을 처단하려 모였던 아서원 자리이다. 1925년 4월 17일 여기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조선공산당이 결성돼 사회주의 독립운동을 이끌었다"고 적혔다.

    지난 17일 오후 노동당(옛 진보신당연대회의)은 98년 전 '조선공산당 창당대회'가 열렸던 중국음식점 아서원(雅敍園) 터인 롯데호텔 앞에서 '조선공산당 창당대회 터 표석 건립 기념행사'를 열었다. 조선공산당 창당대회가 시작된 4월 17일 오후 1시로 시간까지 맞춰 행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조선공산당선언'을 낭독하고 "빨치산 선배들"과 "선배 사회주의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한 데 이어, 한위건 중국공산당 하북성위원회 선전부장, 허헌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 허정숙 북한 문화선전상, 김원봉 북한 노동상 등 '월북자'들을 '독립운동가'로 미화했다.

    조선공산당을 비롯한 사회주의 세력이 세(勢)를 불리기 위해 독립운동가들과 민족주의자들을 이용했다는 사실은 "조선공산당은 '국제공산당의 한 지부'로서 '폭력혁명'에 의거해 '공산주의 건설'을 목적으로 한다" "세계 프롤레타리아 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자본주의 일본의 제국주의를 타파하고 '식민지 조선의 독립'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민족문제 해결은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일부로 된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위한 민족운동을 원조함은 물론, '전술'로서 민족주의적 단체와 '제휴'해 이를 '이용'한다"는 조선공산당 창당 목적과 행동강령에서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노동당이 행사 홍보를 위해 배포한 웹자보에는 조선공산당 선언과 함께 "조선공산당 창립총회는 1925년 오후 1시에 아서원에 모인 김재봉, 김찬(김낙준), 주종건, 윤덕병, 진병기, 조동호, 조봉암, 송봉우, 김상주, 유진희, 독고전, 정운해, 최원택, 이봉수, 김기수, 신동호, 박헌영, 홍덕유 등 19인이 비밀리에 조선공산당을 조직했다"는 문구가 실렸는데, 특히 이 중에서도 박헌영은 일제 해방 후 김일성과 '6.25 남침'을 일으킨 원흉(元兇)으로 꼽힌다.

    '조선공산당 창당대회'의 주역이자 조선공산당의 지도자인 박헌영은 해방 후 조선공산당을 재건하고 남조선로동당(남로당)을 결성해 갖가지 사건을 일으켰고 '남로당 20만 봉기설'을 주장해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의 6.25 남침 거행에 힘을 실은 장본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