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결격사유 지닌 박성제 무리하게 후보로 앉혀""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핵심 인사가 또 MBC 사장돼""차기사장으로 안형준 내정된 것은 '짜고 치는 고스톱'""MBC를 친민주당 공영방송사로 남기겠다고 작정한 셈"
  • ▲ 제36대 MBC 사장으로 내정된 안형준(56) MBC 기획조정본부 메가MBC추진단 부장. ⓒ연합뉴스
    ▲ 제36대 MBC 사장으로 내정된 안형준(56) MBC 기획조정본부 메가MBC추진단 부장. ⓒ연합뉴스
    문호철 MBC 전 보도국장이 지난 21일 안형준 MBC 기획조정본부 소속 부장이 제36대 MBC 사장으로 내정된 것과 관련, "시작부터 끝까지 위법과 불공정 과정을 거쳐 선정된 내정자는 차기 사장이 될 자격이 없다"며 "MBC 사장 선임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전 국장은 2017년 12월 최승호 사장 부임 후 '중계차 PD'로 발령난, 대표적인 '보복성 인사 피해자'로 꼽힌다.

    "방문진, 불법적인 사장 선임 절차 강행"

    지난 21일 '원천무효 절차를 거쳐 선임된 안형준은 사장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문 전 국장은 "중대한 '결격사유'를 지닌 사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는 강력한 요구에도 (MBC 대주주)방송문화진흥회는 안형준을 새 사장으로 밀어붙였다"며 "거듭 강조하지만 이번 사장 선임 절차는 처음부터 흠결을 지닌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문 전 국장은 "한겨레 출신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불법적인 사장 선임 절차를 강행하는 뻔뻔함을 보였다"며 "이는 MBC를 여전히 '親민주당 공영방송사'로 남기겠다는 작정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향후 방문진은 MBC에 대한 감사와 수사 결과에 따라 관리·감독기관으로 법적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방문진이 자질도 능력도 부족한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핵심 인사를 사장으로 낙점한 것"이라고 비판한 문 전 국장은 "MBC 구성원들이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개탄했다.

    "'MBC=친민주' 비판한 허태정‥ 탈락 예상했다"


    문 전 국장은 앞서 안형준 부장과 허태정 MBC 시사교양본부 콘텐츠협력센터 국장, 2명으로 사장후보가 압축됐을 때 이미 허태정 국장이 탈락할 것으로 예상했다고도 말했다.

    문 전 국장은 "MBC 내부에선, (시민평가단 정책발표에서) '딱봐도 100만 사장 박성제의 MBC는 親민주당 방송'이라고 비판한 허태정 국장이 결국 선택받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파다했다"면서 "더불어민주당 추천을 받아 임명된 이사가 6명(국민의힘 추천 이사는 3명)인 방문진이 'MBC가 민주당 방송'임을 대놓고 폭로한 허 국장을 뽑을 리 없다는 것이었다"고 추정했다.

    문 전 국장은 "예상대로 방문진 면접에서 권태선 이사장을 포함한 민주당 추천 이사들과 허 국장은 격렬하게 부딪치며 신경질적인 설전을 벌인 반면, 안형준 부장은 허위사실로 드러난 '검언유착' 보도를 가짜뉴스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이를 보도한 기자와 이른바 '쓰레빠기자'를 '살아있는 기자'로 추켜세웠다"고 지적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방문진 물갈이' 촉구


    "안 부장은 면접 내내 민주당 추천 이사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며 "안 부장이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것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말에 걸맞는 결과였다"고 비판한 문 전 국장은 "이번에 처음 도입된 시민평가단 역시 위법적 소지가 다분하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문 전 국장은 "방송문화진흥회법에서 규정한 '사장 후보자 선임 사무 위임'틀을 벗어나 정체도 불분명한 시민평가단에게 3명중 1명을 탈락시키는 권한을 준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며 "특히 '여·야 6대3의 정당 추천에 따라 구성된 방문진 이사회가 사장을 결정한다'는 1987년 방문진 창립 당시의 여·야 헌법적 합의에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위법과 불공정으로 점철된 선임 절차로 선정된 안 부장은 사장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강조한 문 전 국장은 "방문진 이사들은 책임을 엄중히 여겨 하루 빨리 퇴진해야 한다"며 "새로 구성된 방문진이 MBC 사장 선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