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법정서 남욱 변호사에 '이재명 연루 부인' 의지 피력"네가 독하게 얘기해서 내가 곤란… 알아서 방어해라" 말하기도법조계 "김만배, 천화동인1호 자기 것이라고 해야 유리… 입장 고수할 것"
  • ▲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관련 공판 당시 남욱 변호사를 만나 "너는 너의 길을 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김씨의 언행은 남 변호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루 의혹을 폭로함에도 자신은 끝까지 소신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4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회복한 뒤 지난달 재개된 공판에서 남 변호사를 만났다. 김씨는 법정 휴정시간에 남 변호사에게 인사를 건네며 "너는 너의 길을 가. 처음에 네가 이야기했던 대로 가라. 알아서 잘 방어해"라는 취지로 말했다.

    김만배, 남욱에게 "너는 너의 길을 가라"

    이에 남 변호사가 "몸은 괜찮으냐"고 묻자 김씨는 "피를 많이 흘려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네가 너무 독하게 이야기해서 형이 곤란해. 힘들어"라고 답했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 8일 곽상도 전 의원이 '50억원 뇌물수수' 혐의에 무죄를 선고 받았던 법정에서도 남 변호사와 마주쳤는데, 당시 김씨는 뇌물공여 혐의에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남 변호사에게 "수고했다. 고생했네"라고 말한 뒤 퇴장했다고 한다.

    앞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 변호사는 석방 이후 천화동인1호 수익과 이 대표 측의 관련성을 폭로했다. 

    우선 유 전 본부장은 검찰 조사에서 사업 지분구조를 짤 때부터 이 대표 측을 위한 몫을 떼어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남 변호사도 출소 직후 "조사 당시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1호 지분이 이 대표 측 지분이라는 것을 김만배 씨로부터 들어 알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씨는 여전히 "이 대표 측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김씨는 대장동 일당과 대화하며 "천화동인1호에 이 대표 측 몫을 숨겨놨다"고 발언했던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는 "지분에 대한 불만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허언'을 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은 2020년 10월~2021년 6월 김씨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간의 통화가 급격하게 늘어난 점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정 전 실장이 천화동인1호를 '저수지'로 언급한 만큼, 지분 논의와 관련한 대화도 오갔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 김씨는 "이 대표의 대선 출마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최고 실세인 정 전 실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통화를 많이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김만배, 입장 끝까지 유지할 것"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와 다르게 독자노선을 걷는 김씨의 모습에 법조계에서는 그가 향후 대장동사건과 관련한 여러 공판에서도 기존 견해를 고수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김씨는 분명 어느 순간 자신의 입장을 다잡았을 것이고, 그 이후부터 계속 그것을 유지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정적 단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정욱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 역시 "김씨의 경우는 유동규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와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이라며 "김만배는 '천화동인1호'를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해야 뇌물공여죄에도 안 걸리고 돈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변호사는 이어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는 진실을 말해야 형량에 불이익이 없어 계속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며 "김만배 씨는 끝까지 부인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