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절모·코트 차림으로 등장… 김일성과 동일시하며 '백두혈통' 의미 강조'화성-17형' 10대 이상 파악… 단거리지대지미사일, 초대형 방사포도 등장고체연료 엔진 활용한 신형 ICBM도 모습… '화성-17형'보다 길이는 짧아北 "전술미싸일 종대, 장거리순항미싸일 종대, 전술핵 운용부대 종대" 과시
  • ▲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연합뉴스
    ▲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열병식에서는 '화성-17형'과 함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이는 물체가 포착됐다.

    9일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열병식에 검은 중절모와 코트 차림으로 참석한 사진을 공개했다. 

    8일 오후 8시30분쯤부터 진행된 열병식 행사에서 김 위원장은 오른손을 들어올려 광장에 모인 군 병력과 장비를 사열하는 모습이었다. 좌우로는 강순남 국방상과 김덕훈 내각총리, 리병철·리영길 당 중앙군사위위원회 부위원장이 도열해 있었다.

    이날 대외적으로 공개된 김 위원장의 옷차림은 자신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전 주석을 따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중 앞에서 김일성과 자신을 동일시해 북한의 정통성인 '백두혈통'을 승계했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공개석상에 자리한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 대미·대남 메시지 등을 포함해 따로 연설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야간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야간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이날 열병식에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을 비롯, 북한의 군사력을 가늠할 수 있는 무기들이 대거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육안으로만 봐도 '화성-17형'은 최소 10대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형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과 유사한 급의 4연장 단거리지대지미사일, 순항미사일이 탑재된 것으로 추정되는 5연장 이동식발사대(TEL), 4연장 초대형 방사포, 240mm급 방사포, 152mm 자주포, 알려지지 않은 신형 전차 등도 행렬에서 보였다.

    특히 북한이 예고한 고체연료 엔진 ICBM도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신형 ICBM은 9축18륜 TEL 위 원형 발사관(캐니스터)에 실린 형태로 광장을 통과했는데, 571·572·573·574 등의 번호가 적힌 TEL에 탑재됐다.

    신형 ICBM은 11축22륜 TEL로 옮겨진 '화성-17형'보다는 길이가 짧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15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한 고체연료 로켓엔진 시험발사 때보다는 로켓 모터 직경이 더 커진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실험은 ICBM보다 소형인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KN-23용 고체연료 엔진으로 했고, 이번 미사일은 모형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의 열병식 모습은 미국의 민간 상업위성업체인 'Maxar Technologies'(맥사 테크놀러지)를 통해서도 대외적으로 공개됐다. 

    '맥사'가 자사 트위터에 공개한 북한 열병식 사진은 8일 오후 10시5분쯤 촬영됐다. 평양 김일성광장에 운집한 군중 앞으로 TEL 행렬이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가장 선두에는 역시나 '괴물 ICBM'인 '화성-17형'이 있었고, 뒤로 중장거리급 미사일이 2열 종대로 뒤따랐다.
  • ▲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연합뉴스
    ▲ 북한이 지난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무기가 등장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열병식을 보도하면서 "전술미싸일 종대와 장거리순항미싸일 종대들이 광장으로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강위력한 전쟁억제력, 반격 능력을 과시하며 도도히 굽이쳐가는 전술핵운용부대 종대들의 진군은 위엄으로 충만되고 무비의 기세로 충전했다"고 설명했다. 전술핵운용부대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는 KN-23과 초대형 방사포를 의미한다.

    통신은 "끝없는 자부와 긍지에 넘친 관중들의 환호와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른 열병광장에 공화국 국방력의 변혁적인 발전상과 우리 국가의 최대의 핵공격 능력을 과시하며 대륙간탄도미싸일 종대들이 등장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제191지휘정보려단(여단) 종대를 비롯한 전문병"도 열병식에 투입됐다고 밝혔는데 지휘·통신·정보를 담당하는 부대로 추정되며, 북한의 정찰위성 개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행사는 오후 8시30분 식전행사가 시작돼 1시간 뒤인 오후 9시30분부터 본행사에 들어갔으며, 행사의 대미인 ICBM 등장 등을 거쳐 오후 10시30분쯤 끝난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 열병식 개최와 관련,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9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공개된 보도를 포함해 각종 자료를 종합,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