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물랑루즈'·'셰익스피어 인 러브' 포스터.ⓒ20세기 스튜디오·유니버설 픽처스
    ▲ 영화 '물랑루즈'·'셰익스피어 인 러브' 포스터.ⓒ20세기 스튜디오·유니버설 픽처스
    영화가 원작인 뮤지컬과 연극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시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물랑루즈!'를 필두로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한국 초연이 오는 28일 개막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제작하고 스나다 미미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영화 '엔딩노트'는 창작뮤지컬로 재탄생돼 9월 21일~11월 12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처음 선보인다. 소설 등 원작이 있지만 영화로 더 친숙한 연극 '미저리'와 '아마데우스', 뮤지컬 '벤허' 등을 비롯해 '은밀하게 위대하게 : THE LAST'·'시스터 액트' 재공연까지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 연이어 관객을 만난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뮤지컬이 끊임없이 제작되고 있는 것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면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공간적 제약이 자유로운 영화를 무대로 옮기기 때문에 이야기 전개가 매끄럽지 않을 수 있으며, 자칫하면 원작의 이미지를 손상하거나 그늘에 가려 공연만의 매력을 끌어내지 못할 수 있다.
  • ▲ 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CJ ENM
    ▲ 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CJ ENM
    ◇ 베일 벗은 '물랑루즈!' 아시아 초연, 화려한 볼거리로 압도

    뮤지컬 '물랑루즈!'는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버가 출연한 바즈 루어만 감독의 2001년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1890년대 프랑스 파리에 있는 클럽 물랑루즈 최고의 스타 사틴과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의 명곡들에 마돈나, 시아, 비욘세, 레이디 가가, 아델, 리한나 등의 70여 곡을 리믹스해 재창조한 음악을 담은 '매시업(mash-up)' 뮤지컬이다. 2019년 7월 브로드웨이에서 뉴욕 맨해튼의 알 허슈펠드 극장에서 공식 개막했으며, '제7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포함해 10개 부문을 수상했다.

    뮤지컬 '물랑루즈!'는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의 눈과 귀를 끊임없이 즐겁게 해준다. 공연 10분 전부터 프리-쇼가 진행돼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물랑루즈의 손님으로 온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하며, 레드 컬러로 채워진 객석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붉은 장식과 어우러져 매달려 있는 샹들리에, 하트 조형물, 사틴의 방을 연상시키는 코끼리, 물랑루즈 건물을 상징하는 풍차 등 압도적인 세트가 펼쳐진다.

    막이 오르기 전 앙상블 배우가 등장해 묘기를 보여주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프닝 곡 '웰컴 투 더 물랑루즈'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부른 '레이디 마멀레이드'로 시작해 비욘세 '싱글 레이디', 오펜바흐의 연주곡 '캉캉' 등 10곡이 넘는 곡이 중간중간 등장하며 차례로 주요 인물을 만나게 된다. 매혹적인 안무, 귀에 익숙한 팝송, 주·조연 배우들의 완벽한 군무가 이어지며 물랑루즈의 세계로 초대한다. 

    뮤지컬 '물랑루즈!'는 '킹키부츠', '보디가드'에 이어 CJ ENM이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한 작품이다. 미국·호주·영국·독일을 거쳐 공연되는 한국 초연은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창작진이 직접 참여한 레플리카(원작의 음악·안무‧의상‧무대‧소품 등 재현) 버전이다. 홍광호·이충주·아이비·김지우·손준호·이창용·최호중·정원영 등이 출연하며, 3월 5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 카드홀에서 공연된다.
  • ▲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캐스트.ⓒ쇼노트
    ▲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캐스트.ⓒ쇼노트
    ◇ 아카데미 작품상 '셰익스피어 인 러브', 연극으로 만나다

    1998년 개봉한 영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1월 28일~3월 26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초연된다. 귀네스 팰트로, 조셉 파인즈 주연의 영화는 1999년 제7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개 부문을 차지했으며, 같은 해 골든글로브, 영국 아카데미영화상,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등 세계 유수의 시상식을 휩쓸었다.

    연극은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등을 쓴 영국 작가 리 홀이 무대화했으며, 대영제국훈장을 받은 연출가 디클란 도넬란이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영국 극장 풍경을 재현했다.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이 제작해 2014년 7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 이후 미국·캐나다·일본·남아공 등 세계 각국으로 진출했다.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이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사랑으로 탄생했다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문호로서 알려지지 않았던 젊은 극작가 셰익스피어가 연극배우를 지망하던 아름다운 여인 비올라와 애절한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녀와 추억을 바탕으로 걸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써내려 간다.

    16세기 런던 뮤즈를 통해 잃어버린 예술적 영감과 재능을 되찾고 싶은 신예 작가 '윌 셰익스피어' 역에는 정문성·이상이·김성철이 캐스팅됐다. 부유한 상인의 딸로 당시 여성에게는 금기됐던 연극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비올라 드 레셉스' 역에는 채수빈과 함께 정소민·김유정이 첫 연극 도전에 나선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무도회에 몰래 잠입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첫 대면, 발코니에서의 사랑 고백과 침실 장면 등 '로미오와 줄리엣' 속 대표 장면들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이번 초연은 김동연 연출가, 박상봉 무대 디자이너, 최보윤 조명 디자이너, 김혜지 소품 디자이너, 도연 의상 디자이너 등이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