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연 원장에 3선 출신 김용태, 전략기획부총장 재선 이양수… 지역 안배페이스북 통해 인선 발표… 정진석 "이준석에 배운 것" 에둘러 비판
  • ▲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및 참석자들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비상대책위원 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및 참석자들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비상대책위원 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등 주요 당직을 인선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발 가처분 리스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도 당무를 이어가면서 '이준석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서울·강원·충청 등 지역 안배해 주요 당직 인선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의도연구원장에 3선 의원 출신인 김용태 전 의원을, 전략기획부총장에 재선의 이양수 의원을, 홍보본부장에 김수민 전 의원을 각각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선은 그간 정 비대위원장이 기조로 내세운 지역 안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김용태 전 의원은 서울 양천을에서 18·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대 국회에서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혁신위원장과 사무총장, 국회 정무위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 

    지난 21대 총선에는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의 요청으로 양천을이 아닌 구로을에 출마했다. 여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구로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과 대결에서 패배했다. 대선 당시에는 원희룡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이양수 의원은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지역구에서 재선됐다. 대선 당시 당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을 맡아 혼란스러운 캠프 상황에서도 언론과 원활히 소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에는 특별보좌역을 맡아 밀착보좌하는 등 친윤(親尹)계로 분류된다.

    김수민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충북 청주-청원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김종인 비대위 시절에도 홍보본부장을 지내며 현재의 국민의힘 로고 제작 등을 이끌었다.

    정진석, 무더기 가처분 속 당내 그립감 쥐기

    정 비대위원장이 주요 당직 인선을 속도감 있게 마무리한 것은 법원의 가처분 결론 예고에 '정진석 비대위'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그립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사무총장과 비서실장 등 최소한의 당직만 임명했던 것과도 비교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내에서 서둘러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법원의 가처분 결정 때문에 공당이 주요 당직을 공석으로 두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인사 발표를) 페이스북에 쓴 이유는 후속 인선이 결정되는 대로 빨리 언론에 알려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며 "이준석 전 대표에게 배운 것"이라고 밝혔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잠적하겠다고 밝혔던 이 전 대표가 연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인사들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전날 법원에 국민의힘 비대위원 6명의 직무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당과 지도부 등을 상대로 한 다섯 번째 가처분 신청이다. 재판부는 이달 28일 정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 등을 심리할 예정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더이상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