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자취방 구하면서 집값 폭등 실감" 한탄직장인들 "물가가 걱정, 청년들 능력 마음껏 펼치는 사회 희망"상인들 "전통시장 활성화, 주차난 등 해결해 줬으면…"
  • ▲ 대학에서 대면강의가 일부 재개된 가운데, 지난 9일 이화여대 캠퍼스를 학생들이 지나고 있다. ⓒ송원근 기자
    ▲ 대학에서 대면강의가 일부 재개된 가운데, 지난 9일 이화여대 캠퍼스를 학생들이 지나고 있다. ⓒ송원근 기자
    "대학 동기가 자취방 구하면서 월세 고민하는 것 보고 집값 폭등 실감했어요."
    "아직 비대면 수업이라 1학년 동기들하고 엠티도 못갔어요. 빨리 정상화됐으면 합니다."
    "물가는 폭등하는데 월급은 제자리니 답답해요. 월급이 물가만큼이라도 올랐으면 해요."
    "윤 대통령이 공약 잘 이행하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전통시장 환경 개선하고 외국인 관광객도 모셔와야죠."

    윤석열 정부가 공식 출범한 10일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진 대다수 시민들은 통합과 공정 그리고 코로나 지원책과 청년실업 해소, 부동산 안정 등을 해결해 주기를 희망했다.  

    특히 2030세대인 대학생들은 청년실업난과 함께 급등한 부동산 가격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로 생업에 결정적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피해 지원 확대와 상권 활성화 대책 등을 주문했다. 일단 팍팍한 삶에 윤석열 정부가 희망을 보여주는 정책으로 민생을 살폈으면 좋겠다는 게 20대 대통령을 맞이하는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대학생들, 집값안정·대면수업·국민통합 주문

    대면수업이 일부 재개된 대학 캠퍼스에는 5월 햇빛을 즐기는 학생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학생들은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벤치에 앉아 산들바람을 느끼며 여유를 즐겼다. 

    본지의 취재에 응한 이화여대 법대 박사과정 재학 중인 서모(39·여)씨는 "통합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씨는 "예전에는 혐오보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정치 얘기를 자유롭고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누군가 듣고 화를 낼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정부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선을 추진하는 등 사회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화여대 음대에 재학 중인 박재희(20·여)씨는 코로나19 방역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씨는 "아직 비대면수업 위주라 동기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많이 해제되긴 했지만 엠티를 갈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세대 캠퍼스에서 만난 이창환(29)씨. 이씨는 "다른 나라들과 사이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정부가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그는 "그동안 노노재팬처럼 일본이나 중국과 서로 안 좋은 감정을 내세워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한 뒤 "글로벌 사업 등 해외로 나가고 싶은 국민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정부가 평화로운 해결책을 강구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 ▲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지연(사진 앞쪽) 씨가 9일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송원근 기자
    ▲ 이대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지연(사진 앞쪽) 씨가 9일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송원근 기자
    청년의 대표적 근심거리인 부동산과 일자리에 대한 목소리 역시 상당했다. 연세대 휴학생인 오찬희(25)씨는 "지방에서 올라와 자취하는 동기들의 월세 부담을 보면서 집값 문제를 간접적으로 느끼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이 안정돼 청년 세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나아가 오씨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이 진행됐는데 사실 교육의 질이 많이 떨어졌다"며 "여학우들이 취업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27·여)씨는 물가 안정과 일자리 문제를 짚었다. 김씨는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도 좋지만, 청년들이 능력을 펼치고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며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턱없이 부족하니 임금도 물가 상승률만큼은 오를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김지연(46·여)씨는 코로나 손실보상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에 크게 기대를 걸었다. 김씨는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공약을 꼭 지켰으면 좋겠다"고 망설임없이 답했다.

    김씨는 "자영업자들 다같이 힘든데 우리 같은 옷가게는 음식점·카페 같이 영업제한 업종이 아니란 이유로 방역지원금 3차를 제외하곤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며 "윤 대통령이 영업제한 업종이 아닌 자영업자에게도 손실보상을 하겠다고 했는데 솔직히 잘 이행될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뱉기도 했다. 

    김씨는 또 "보상도 좋지만 무엇보다 고객이 돌아오는 게 중요하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많이 들어와야 한다는 게 이곳 옷가게 사장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 ▲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윤다남 씨가 10일 꽃 매대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선우 기자
    ▲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윤다남 씨가 10일 꽃 매대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선우 기자
    남대문 상인들 "윤 대통령, 시장 먼저 온다더니 진짜 왔다"… 공약 이행 기대감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쇠퇴하고 있는 전통시장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낙후된 시설 개선 등 '시민들이 오고 싶은 시장’을 만들어 줄 것을 새 정부에 주문했다. 

    남대문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3.9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첫 공개일정으로 방문한 곳이다. 상인들은 윤 대통령 행보의 상징성만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 줄 것을 기대했다.

    이날 남대문 꽃시장 '대도종합상가' 상인들은 이날 새로 들어온 꽃을 손질하고 손님 응대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꽃가게를 운영하는 윤다남(60·여)씨는 "코로나 사태 후 행사가 다 취소돼 꽃집이 많이 힘들다"며 "그나마 젊은 세대들이 집에 꽃을 많이 사가고 '꽃 문화'가 자리잡아 점차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씨는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약속을 잘 안 지키더라"면서 "하지만 이번 대통령은 정직하게 잘해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꽃시장 상인회의 장모(58)씨도 "윤석열 당시 후보가 만약 자신이 당선되면 1호로 여기를 방문한다고 했는데 진짜 왔다"며 "그때 윤 대통령과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시장 노후화와 주차난 문제가 얼른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만난 한 고령의 시민은 "45년 넘게 이곳에서 장사를 했는데 갈수록 손님이 줄고 코로나까지 겹쳐 2년전에 가게를 정리했다"면서 "여행제한을 하루 빨리 풀고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끌어와야 한다"고 새 정부에 주문했다.
  • ▲ 10일 서울 남대문 시장거리를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진선우 기자
    ▲ 10일 서울 남대문 시장거리를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진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