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동훈 정호영 원희룡 이상민 임명과 한덕수 인준 표결 연계 움직임한덕수,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3대 정권서 검증됐는데… 尹 "인준공세 이해 못해"
  •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뉴데일리DB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뉴데일리DB
    여야가 총리·장관후보자 인준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이 이와 관련 "새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총리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하는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고 있다. 

    6일 윤 당선인 측 관계자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한덕수 국무총리후보자와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후보자를 향한 민주당의 공세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尹 "임명동의안 부결되면 총리 없이 출범"

    윤 당선인은 5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최근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사청문회 정국과 관련해 "새로운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다면 총리 없이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당선인은 장관 임명 제청권을 가진 한덕수 총리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민주당의 비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를 거쳐 이명박정부에서도 검증이 끝난 한 후보자를 향한 공세를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다. 

    실제로 윤 당선인은 5일 한 후보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다른 장관을 낙마시키기 위해 한 총리 목을 잡고 있는 모습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윤석열 정부 총리는 한덕수 후보자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사실상 한 후보자의 거취와 한동훈 법무부장관후보자의 거취를 연계하려는 움직임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민주당은 낙마 타깃으로 지정한 한동훈·정호영 후보자와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후보자,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후보자 등의 임명과 한덕수 후보자의 인준 표결을 연계하겠다는 구상을 곳곳에서 드러내는 상황이다.

    총리 인준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윤 당선인 측은 민주당(168석)의 반대로 한 후보자가 낙마한다면 이미 국회에서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부장관후보자가 대신 장관 임명을 제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후 총리 인준이 완료된 사례는 많다. 총리 인준을 놓고 여야가 국회에서 충돌하며 인준이 새 정부 출범 이후로 지연된 것은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통해 집권에 성공했던 김대중 정부에서 처음이다. 

    당시 인사청문회 정차가 마련돼있지 않았던 국회에서 야당이던 한나라당이 김종필 전 총리의 인준에 반대하면서 새 정부가 출범하고 6개월간 '총리 서리' 꼬리표를 달고 업무를 봤다. 당시 야당이 반대한 총리 후보자가 '총리 서리'로 일하는 것 자체가 위헌 시비에 휘말리면서 두고두고 김대중 정부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고건 전 총리가 인사청문회를 마쳤지만 야당이던 한나라당이 김대중 정부의 대북송금특검을 주장과 총리 인준을 연계하면서 노무현 대통령 취임 다음날에 특검법과 인준안 처리가 동시에 진행됐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한승수 전 총리가 새 정부 출범 이후 4일 만에 인준 절차를 마무리했다. 야당이 요구한 통일부·여성부 존치를 이명박 정부가 받아들이면서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이 초대 총리로 지명됐지만 자녀 병역 의혹으로 낙마했다. 이후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인 정홍원 전 총리는 새 정부 출범 두 달 뒤 인준 절차를 마무리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새 정부가 출범하고 21일 후에야 인준이 마무리됐다. 야당이 초대 총리 후보자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위장 전입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국민의힘은 정호영 임명 강행에 부담

    '아빠 찬스' 논란으로 민주당의 집중 타깃이 된 정 후보자를 향한 윤 당선인 측의 태도에도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여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방침에서 임명 강행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6일 통화에서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대로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 후보자의 임명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정 후보자의 임명 강행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면서도 "그럼에도 당선인께서는 고심하셔야 될 점이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