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높아진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 있는지 면밀히 검증"盧정부 '마지막 총리' 한덕수… "우리 당 국무총리? 그냥 못 넘어가""지금까지 거론된 사람들 중 제일 나은 것 같다" 무사통과 관측도
  • ▲ 새정부 초대 총리후보로 지명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사진=인수위)
    ▲ 새정부 초대 총리후보로 지명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사진=인수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국무총리에 한덕수(73) 전 총리를 지명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다가올 인사청문회에서 '송곳검증'을 예고하고 나섰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 있는지 검증"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4일 부산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윤석열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한 전 총리가 지명된 것과 관련 "과거 국민의힘이 그랬던 것처럼 무조건 발목잡기, 흠집내기는 안 하겠다"며 "다만 엄중한 대내외 환경에서 내각을 총괄하는 전문성이 있는지, 높아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이 있는지 면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즉시 인사청문 TF를 구성해 검증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고, 청문위원 구성 등 철저한 검증 준비에 착수하겠다"며 강력한 인사검증을 예고했다.

    민주당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엄격한 인사검증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단순히 그분이 전주사람이고, 우리 당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경험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정부에서) 첫 총리였던 이낙연 전 대표는 야당이 인사청문회에서 엄청 애 먹이고 통과시켰다. 그 이후 정세균·김부겸은 청문보고서 채택도 안 해 줬다"며 "저쪽에서도 단단히 긴장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 전 총리가 민주당 텃밭인 호남 출신인 데다 노무현정부의 마지막 총리를 지내는 등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민주당은 이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당 분위기는 미리 낙마다, 아니다를 결정하고 들어가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정책적으로 대한민국 현재 위기상황에서 미래 비전에 맞느냐, 국민통합이나 외교, 경제, 기후위기 등 정책적 비전에 맞느냐는 것과 도덕적 기준에 맞는지 검증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총리는 호남, 비서실장은 영남, 이렇게 가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 정부 때 총리, 부총리를 하신 분이니 검증해서 아주 나쁜 문제가 새로 나오지 않는 한 사실은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일각서 한덕수 경륜·인품은 인정 

    민주당 내부에서도 한 전 총리의 경륜과 인품에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경제정책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한 전 총리와 관련 "온화하고 합리적 성품으로 이미지가 남아 있고, 관료로서 가장 성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고 기억했다. 

    호남지역 민주당 한 의원도 "지금까지 (총리후보로) 거론된 사람들 중에서는 제일 나은 것 같다"며 "어쨌든 외교 대사도 했고, 행정과 경제도 알고, 모나지 않은 사람이다. 특별히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한 전 총리가 '무색무취'라는 평가를 받는 것에는 "국정 전체를 관리하려면 색깔이 분명해 보이는 것도 문제가 있다"며 "내각을 아우르려면 비정치적으로 국민을 쳐다보고 가야 한다. 개인적 친분은 없지만 옛날부터 보면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원조 친노'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이고 원만하고 관리능력 이런 부분이 아주 좋은 분"이라고 언급했다.

    "한덕수, 총리 했던 15년 전과 지금은 달라"

    그러나 한 전 총리가 올해 73세로 고령인 점을 지적하며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에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는 코로나만 하더라도 전대미문의 경험이다. 글로벌 경쟁도 새로운 양태를 띠고 있으며, 15년 전과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며 "한 전 총리가 사실상 국정을 전담하게 됐을 때 너무 '올드'한 것 아니냐 하는 비판이 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공직사회에서 15~20년 정도 가까이 안 보였다. 옛날 올드보이로서 현 시대에 맞는지 모르겠다"며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사람인지, 코로나 이후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 등과 관련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인지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 전 총리가 총리직을 수행했던 15년 전과 달리 대한민국은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신냉전 국제질서, 고령화와 청년불평 문제 등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윤 당선인이 어떤 점을 보고 추천했는지 좀 더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조만간 총리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총리 인준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 시 가능하다. 민주당이 172석(57.3%)으로 과반 의석인 상황에서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다.

    전북 전주 출신인 한 전 총리는 김대중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대통령 경제수석을, 노무현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이어 이명박정부에서는 주미 대사, 박근혜정부에서는 한국무역협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