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 10~12, 사거라 2000km 이상…미그-31 전투기 또는 Tu-22M 백파이어 폭격기 장착일각서는 “킨잘까지 사용해 우크라이나 초토화하려는 의도…안 먹히면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도”
  • ▲ 미그-31K 전투기아 '킨잘'을 장착하는 모습을 보는 러시아군 수뇌부.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그-31K 전투기아 '킨잘'을 장착하는 모습을 보는 러시아군 수뇌부.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 국방부가 20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사시설 62곳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19일부터 20일까지 3개 사령부급 시설을 포함해 62곳의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리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군사시설 파괴에는 ‘킨잘’과 ‘칼리브르’ 순항미사일을 사용했다”며 “이를 사용해 우크라이나 남부 교전지역에 투입한 장갑차에 연료를 공급하는 기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이어 지난 2월 24일 이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군 무인항공기 207대, 탱크 1467대, 다연장 로켓(MLRS) 148대를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초 실전배치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가 전 세계 이목을 끈 것은 ‘킨잘’ 때문이다. ‘킨잘’은 세계 최초로 실전배치된 극초음속 미사일이라 러시아가 실제로 ‘킨잘’을 사용하자 미국을 필두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회원국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느라 분주하다. 특히 미국은 현재 개발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의 실전배치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2017년부터 실전배치한 Kh-47M2 킨잘(Kinzhal)은 최고 속도 마하 10~12, 사거리 2000~3000킬로미터인 ‘요격불가무기’로 알려져 있다. 이 미사일의 요격을 시도해 볼 만한 수단을 가진 나라도 미국과 이스라엘뿐이다.

    미그-31K 전투기는 1발, Tu-22M 백파이어 폭격기에는 4발 장착이 가능하다. 러시아군은 지난 2월 미그-31K 전투기에 ‘킨잘’을 장착한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구항법체계 ‘글로나스’와 관성항법장치(INS)로 유도하며, 500킬로그램의 재래식 탄두 또는 최대 500킬로톤급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이스칸다르’ 같은 미사일과는 수준이 다른 회피기동이 가능해 요격이 극히 어렵다고 알려졌다. 게다가 러시아군은 ‘킨잘’의 원형공산오차가 1미터라고 주장한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초토화 작전 후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 우려

    서방 진영은 ‘킨잘’의 성능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이걸 실전에 사용한 이유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서방 전문가들은 러시아군 대대전술단(BTG)의 비효율성과 군수보급 역량이 취약하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난 가운데 3M-54 ‘칼리브르(수출명 클럽)’ 순항미사일뿐만 아니라 ‘킨잘’까지 사용해 교전이 없는 우크라이나 남서쪽을 공격했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역(戰域)에 투입한 러시아군 전력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상황을 타개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를 꺾어 놓기 위해 신무기를 사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서방 전문가들은 나아가 “만약 지금처럼 본토에서 중장거리 미사일로 화력지원 및 초토화 공격을 퍼부음에도 교착상태가 풀리지 않으면 러시아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혹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는가”이다.

    미국 안보단체 ‘전미과학자협회(FAS)’는 우크라이나 침략 직전 러시아군의 전술미사일 보유량을 약 1500개로 추산했다. 그렇다면 현재 러시아군은 보유한 전술미사일 가운데 최소한 25% 이상을 소모했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초토화 작전이 이어지면 러시아의 미사일 소모율은 급격히 높아지게 된다. 그 후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인·민간인 가리지 않고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