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지선 체제로 전환… 이준석 "합리적 공천" 강조김기현 "대선 결과 보면 지선도 '격전' 예상… 겸허하게 접근해야"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이 대통령선거에서 6·1 지방선거 체제로 당을 재정비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이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국민의힘의 고전을 예측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p 미만 격차로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둔 만큼 이를 "민심의 경고로 수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준석 "합리적인 경쟁 공천 방안 검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개별적으로 시도당위원장들의 의견을 듣는 것보다는 모두 모인 자리에서 한 번 상의해보자는 취지"라며 회의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지방선거에서는 일부 지역의 경우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의 의중에 따라 투명하지 못한 공천이 이뤄진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당원의 사기가 저하되고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른바 '돈 공천'을 배제한 쇄신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인사 철학은 실력 있는 사람이라면 성별과 연령, 지금까지 이력과 무관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원칙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만큼 당의 공천도 그 철학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예정된 만큼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에 대해서도 공정한 공천 경쟁을 허용하기 위해 이번에는 합리적인 경쟁 공천 방안을 설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지방선거 격전 예상… 겸허하게 접근해야"

    이날 회의에서는 대선 결과에 따라 지벙선거에서 '격전'이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대선 결과를 보면 지방선거에서도 여전히 격전이 예상될 것"이라며 "그만큼 겸허하게 이 문제에 대한 접근을, 진지한 자세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윤석열 정부가 초기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6·1 지방선거야말로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여기서 우리가 전국적 지지를 얻고 압승해야만 국정운영의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더욱 결연한 자세로 선당후사의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과 우리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발전을 위해 해야 될 공적 임무에 더 충실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尹, 0.73%p 차 '신승'… 영남권에서도 '표 분산' 현상

    국민의힘에서는 당초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를 약 10.0%p 안팎의 격차로 꺾고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다.

    그러나 투표함 뚜껑을 열자 이같은 예측은 빗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윤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이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는 0.73%p에 불과했다. 득표 차이는 24만7077표로, 무효표로 집계된 30만2478표보다도 적었다.

    또한 윤 당선인과 이 전 후보의 득표 차이는 이번 대선에서 4위를 기록한 허경영 전 국가혁명당 후보의 득표수 27만7256표(0.83%)보다도 적었다.

    이뿐만 아니라 이 전 후보가 민주당의 핵심 지지 지역인 호남권에서 몰표를 얻는 동안 국민의힘의 표밭인 영남권에서는 적게는 20%대에서 많게는 40%대까지 이 전 후보에게 표가 분산됐다.

    윤 당선인은 당초 이 대표가 호남에서 '30% 득표'를 목표로 상정할 만큼 공을 들였지만, 10%대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그는 광주광역시에서는 12.72%, 전남에서는 11.44%, 전북에서는 14.42%를 얻었다. 반면 이 전 후보는 호남권에서 각각 84.82%(광주), 86.10%(전남), 82.98%(전북)를 얻는 등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남권에서는 ▲부산 윤석열 58.25%·이재명 38.15% ▲대구 윤석열 75.14%·이재명 21.60% ▲울산 윤석열 54.41%·이재명 40.79% ▲경북 윤석열 72.76%·이재명 23.80% ▲경남 윤석열 58.24%·이재명 37.38% 등 표 분산 현상이 나타났다.

    野 "인사 문제 불거지면 민심 등돌릴 것… 겸손해야"

    국민의힘의 한 핵심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통상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이 지방선거에서도 유리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공식이 이번 만큼은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라며 "당의 핵심 지지 지역마저 표가 분산돼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생각보다 훨씬 더 겸손해야 한다"면서 "오만함이 보이거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사 때 두 세가지 문제만 불거져도 민심은 빠르게 등을 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