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27일까지 초연…김주헌·박훈·강기둥·이윤지 등 출연
  • ▲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연극 '언더스터디' 프레스콜이 열렸다.ⓒ신성아 기자
    ▲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연극 '언더스터디' 프레스콜이 열렸다.ⓒ신성아 기자
    뮤지컬, 연극 등 공연에서 주인공만큼 중요하지만 관객의 관심 밖에 있는 배우가 있다. 흔히 대역이라고 부르는 '언더스터디'다. 주연이 갑자기 무대에 올라가지 못할 때를 대비해 같은 배역을 연습해 대기하는 배우다.

    지난 21일 개막한 연극 '언더스터디'는 미국 드라마 'NYPD Blue'로 에드가 상을 수상한 극작가 테레사 레벡의 작품이다. 쇼 비즈니스계의 냉혹한 현실을 리얼하면서도 재미있게 담아낸 블랙코미디다.

    프란츠 카프카의 미공개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은 할리우드 톱스타 브루스의 언더스터디가 된 제이크와 그런 제이크의 언더스터디를 맡게 된 해리, 무대감독 록산느가 공연을 준비해 가는 과정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할리우드 라이징 스타 제이크의 언더스터디인 '해리' 역에는 김주헌·박훈·이동하, 브루스의 언더스터디 '제이크' 역에 홍우진·김다흰·강기둥, 열정적인 배우지만 어쩌다 보니 무대감독을 하고 있는 '록산느' 역은 정연·이윤지·정가희가 맡았다.

    김주헌은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극단 에 있을 때 연극 '마라, 사드'에서 코러스 역할을 하면서 '마라'의 언더스터디를 한 경험이 있다. 극 중 해리는 돈을 받는 게 중요하지만, 당시엔 돈보다는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게 중요했다"고 밝혔다.

    첫 연극에 도전하는 정가희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서 나탈리 역의 언더스터디였다. 3번의 기회를 얻어서 무대에 섰는데, 아주 즐거움 경험이었다"며 "노래 없이 제 목소리와 말로 오롯이 연기하면 어떤 기분일까 늘 궁금했다"고 말했다.
  • ▲ 연극 '언더스터디' 캐릭터 포스터.ⓒ레드앤블루
    ▲ 연극 '언더스터디' 캐릭터 포스터.ⓒ레드앤블루
    이야기는 카프카의 미발표 작품이 공연되는 브로드웨이의 어느 가상 무대 공간에서 시작된다. 110분 동안 해리와 제이크, 록산느 3명의 등장인물은 수많은 대사와 자신의 관점들을 쏟아내며 극을 긴장감 있게 끌고 나간다.

    뮤지컬 '팬레터' '마리퀴리',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오펀스'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등의 김태형이 각색과 연출로 참여해 특유의 세련된 미장센을 통해 관객이 배우와 스태프들의 리허설 공간에 함께 있는 듯한 연극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윤지는 "작품에 록산느의 복잡한 개인사가 얽힌 인물이 나옴으로써 과거가 드러난다. 관계와 현재의 상태를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배우였는데 무대감독을 하는 록산느 역시 또 다른 의미의 언더스터디다. 관계나 꿈에 있어서 잘 채워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이크' 역의 강기둥은 "지문에 '토할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는 남자배우'라고 적혀 있다. 저와 다른 지점을 찾아가다 보니 색다른 스타가 나온 것 같다. 누군가한테는 멋지고 부러워할 수 있는 배우지만 그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잘 안되는 모습을 보면 연민이 생겨서 캐릭터에 애정이 많이 간다"고 덧붙였다.

    공연은 무대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배우와 스태프들의 이면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 모두 각자의 삶 속에서 언스터디로 살아야 하는 순간을 떠올리며, 불합리한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끝까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벙커 트릴로지' 이후 5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박훈은 "계속 연극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캐스팅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 배우들과 같이 놀아보고 싶었다"며 "작품은 배우라는 허울을 입혀놨을 뿐, 삶에 발버둥치는 모두에게 해당하는 누군가의 이야기다"고 전했다.

    연극 '언더스터디'는 2022년 2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