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진단명도 아닌 '충동조절장애로 심신미약' 주장… 심신미약 이유로 여성 살해, 용납 안 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조카의 살인사건 등을 변론할 때 심신미약을 주장한 것과 관련,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가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조카의 살인사건 등을 변론할 때 심신미약을 주장한 것과 관련,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가 "용납이 안 된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 교수 자료사진.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조카의 살인사건 등을 변론할 때 심신미약을 주장한 것과 관련,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용납이 안 된다"고 강력비판했다.

    이 교수는 29일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다. '이 후보의 살인사건 변호'를 보고 합류를 결심했다는 것이 이 교수의 말이다.

    이 교수는 3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또 하나 (선대위 합류) 결심 이유로 모르는 것보다 알고 왜곡하는 것이 더 문제인데, 이재명 후보를 보면서 그런 부분을 느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법률전문가로 계획살인과 우발적 살인은 충분히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 후보는 여성이 결국은 스토킹을 당하다가 살해된 사건 변론을 두 번이나 했다"고 강조한 이 교수는 "(이 후보 조카가) 모녀를 죽이는 데 찌른 그 횟수가 20번이 넘는데, 이는 우발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변론 과정에서 나온 이 후보의 심신미약 주장도 비판했다. "중증 정신병이면 심신미약을 충분히 주장할 수 있지만 조현병 등이 아니고 충동조절장애는 공식적인 진단명이 아니다"라고 소개한 이 교수는 "공식적인 진단명도 아닌 것으로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고 부연했다.

    이 후보는 2006년 5월8일 자신의 조카 김모 씨가 전 여자친구와 그의 모친을 각각 19회, 18회씩 칼로 찔러 살해한 살인사건 1, 2심 변호를 맡았다. 2007년에는 동거녀를 8번 찔러 살해한 이모 씨 사건(2007년 8월3일 발생) 1심 변호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두 사건 모두 전 연인이 이별을 통보한 뒤 발생했다.

    조카 김씨의 1심 판결문에는 "변호인(이 후보)이 피고인(김씨)이 사건 범행 당시 충동조절능력 저하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고 돼 있다. 동거녀 살인사건에서는 술에 취해 심신상실 내지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이 후보의 동거녀 살인사건 변론도 비판했다. "음주감경을 심신미약의 이유로 주장했는데, 지난 십 수 년 동안 제가 그런 심신미약의 이유로 여성을 끔찍하게 계획살인하는 일들이 인정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던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저도 포함된 이 세상이 어느 방향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는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는지 등 부분에 대해 굉장히 간절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 세상에 호소하고 싶은 목소리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굉장히 고민했고, 결국 (선대위 합류라는) 이런 의사결정을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권은 이 후보의 살인사건 변론을 엄호했다.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는 2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민의힘의 이 후보 살인 변호 비판과 관련해 "아무리 대선이라지만 이건 너무 야비하다"며 "살인이란 자극적 키워드와 묶어서 인성에 문제가 있는 후보, 문제가 있는 집안이라는 프레임을 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근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누구나 보장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시인(24일)했다가 비판이 고조되자 "데이트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다. 흉악범죄로 인한 고통의 크기가 헤아릴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26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