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도공 개발1팀장 김모 씨, 이재명·유동규 호주·뉴질랜드 출장에 동행이재명 측 "대장동과 무관한 출장" 반박… 출장 이후 대장동 사업 급물살내부서도 "유동규가 실세는 실세" 술렁… 원희룡 "호주서 작전 짠 것"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호주를 방문한 모습. ⓒ성남시청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호주를 방문한 모습. ⓒ성남시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2015년 다녀온 호주·뉴질랜드 출장에 대장동 개발 실무책임자가 동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에서는 줄곧 해당 출장 후 대장동 개발이 빠르게 진행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 후보 측은 대장동과 무관한 출장이라고 반박해왔다.

    출장 22일 만에 용역보고서, SPC 설립 결재, 실무팀 변경

    2015년 1월6~16일,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는 9박11일 일정으로 호주·뉴질랜드에 선진 교통체계를 시찰하겠다는 이유로 출장을 떠났다. 이 후보를 단장으로 한 시찰단은 총 12명으로 꾸려졌다. 당시 출장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동행했다.

    그런데 일행 중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팀장 김모 씨도 있었다. 김씨는 유 전 본부장이 리모델링조합장을 맡았던 아파트의 시공사 영업부장 출신으로, 당시 인연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찰단으로 동행한 사람 중 성남도시개발공사 소속은 이들 2명뿐이다. 

    공교롭게도 해외출장을 간 시점은 대장동 개발사업 설계안이 나오기 직전이었다. 그런데 이후 대장동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성남에 본부를 둔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은 2015년 1월22일, SPC 설립을 통한 민·관 합작개발이 타당하다는 연구결과를 냈다. 이들이 해외출장을 다녀온 지 6일 만이다. 

    다음날 성남도시공사 전략사업팀은 당시 황무성 전 초대 성남도시공사 사장에게 투자심의위원회 개최를 건의했다. 투자심의위원회는 투자 타당성을 사전에 심사하는 기구로, 유 전 본부장이 위원장이었다. 

    이 후보는 출장 후 17일 만인 2015년 2월2일 성남시 행정기획국이 보고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승인 검토 보고서에 결재했다. 

    또 출장을 다녀온 지 22일 후인 2015년 2월6일, 유 전 본부장의 지시로 당초 대장동 개발사업을 맡았던 실무부서가 개발사업2팀에서 김씨가 팀장으로 있던 개발사업1팀으로 바뀌었다.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시행사인 화천대유가 설립된 날도 이 날이다.

    화천대유 설립되던 날, 황무성 전 사장은 사직서 제출

    황 전 사장이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으로부터 사퇴를 종용받고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도 2015년 2월6일이다. 사퇴를 종용했던 유 전 본부장은 황 전 사장에게 "시장의 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 전 사장은 결국 2015년 3월 사임했고, 같은 달 27일에는 화천대유 등이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우선사업자로 선정됐다.

    대장동 초기 사전협약서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진 것도 해당 출장 이후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 한모 씨는 2015년 5월27일 최초 보고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냈지만 7시간 후 이 조항이 빠진 재수정안을 김씨에게 보고했다.

    대장동 실무를 주도한 김씨는 이후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고, 2015년 6월 직제개편과 동시에 개발1처장이 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28일 통화에서 "출장을 다녀오고 대장동 사업에 속도가 붙은 것은 사실"이라며 "내부에서는 갑자기 사업이 빠르게 추진되자 '역시 (유동규가) 실세'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예비후보도 "이 작전(대장동 설계)은 호주에서 짜였을 가능성이 많다"며 "도시개발공사가 트램을 할 것이기 때문에 황 사장만 쏙 빼고 나머지 10명 넘는 측근과 업자들이 같이 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