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민 "이준석에게 4억 받아… 2018년 6월 수내동 금호아파트서 이재명에 2억 전달"당시 이재명 거주지는 수내동 금호아파트… 이준석 "박철민 알지만 지시한 적 없어"전문가들 "장부 등 추가 증거 나와야"… 박철민 "2주 안에 완벽한 자료 공개할 것"
  • ▲ '이재명 조폭 연루설'을 주장한 박철민씨의 법률대리인 장영하 변호사가 지난 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법률사무실에서 박씨의 사실확인서를 신뢰하는 이유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상윤 기자
    ▲ '이재명 조폭 연루설'을 주장한 박철민씨의 법률대리인 장영하 변호사가 지난 20일 오후 경기 성남시 법률사무실에서 박씨의 사실확인서를 신뢰하는 이유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상윤 기자
    성남국제마피아파 출신 사업가 이준석(40) 코마트레이드 대표가 자신에게 20억여 원을 받아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전달했다는 박철민(31·수감 중) 씨의 주장과 관련 "근거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박씨가 "2주 안에 근거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밝히며 진실공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5일 조선일보는 이 대표가 "박철민 그분이 어떤 이유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주장만 하지, 근거는 아무 것도 없지 않으냐"고 22일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씨는 이날 "2주 안에 완벽히 근거자료를 취합해 공개하겠다"고 장영하 변호사를 통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9일 법률대리인 서상호 변호사를 통해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과 장영하 변호사, 박철민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이준석 "박철민 누구인지 알지만… 가까운 관계는 아냐"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과 추징금 41억원을 선고받은 이씨는 2심 재판 도중인 지난 8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씨는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저도 그쪽(국제파)에 한 때 몸 담고 있었으니 박철민이 누구인지는 알지만, 언론에 나온 것처럼 그런 (가까운) 관계가 아니다"라며 "돈 배달을 시키면서 4억원을 주고 2억원은 당신 사업자금으로 쓰라는 것이 사회 일반 상식에 부합하느냐"고 따지며 '현금 공여 의혹'을 부인했다. 

    이씨는 "나는 2017년 12월 구속됐기 때문에 그 돈이 어떤 돈인지 모르겠다"며 "특정 정치인한테 정치자금을 준다면 최측근한테 그런 일을 시키거나 본인이 직접 할 텐데, 제 사건기록 어디에도 박철민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철민 "2주 안에 완벽히 자료 준비해 공개할 것"

    박씨는 지난 22일 장 변호사를 통해 추가 공개한 진술서에서 "(돈 전달과 관련) 현 국제파 조직원의 사실확인서·녹취록을 가지고 있고, 이재명 지사가 이준석 대표에게 받은 차명계좌번호도 알고 있다. 돈을 전달하라는 텔레그램(도 있다)"이라며 "제가 충동적으로 잘못은 해도 거짓말은 안 한다. 2주 안에 완벽히 자료를 준비해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박씨는 변호사인 자신의 전처가 이씨를 접견해 상황을 공유했고, 이씨가 "2심 선고를 지켜보며 폭로를 진행하자"는 취지로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씨는 박씨 전처의 접견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박철민 씨 전처가 서류를 주고 갔는데 지금 언론에 나오는 돈다발 사진들이었다"며 "저는 한 번도 이 사람에게 어떤 지시나 부탁도 한 적 없는데, 뭔가 내가 답장을 한 것처럼 '잘 알겠습니다' '그렇게 추진하겠습니다' 일방적으로 시나리오를 짜면서 계속 편지를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또 △이 대표와 이 지사가 같이 있는 사진 보관 △ 박씨 자신 또한 이 지사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있기에 처벌을 감수할 것 △박씨 자신 외에도 뇌물을 전달하고 정확한 정황을 아는 사람이 있으나, 국제마피아파의 복수가 두려워 현재 몸을 사린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사실확인서를 공개했다. 
  • ▲ '이재명 조폭 연루설'을 주장한 박철민 ⓒ장영하 변호사 페이스북
    ▲ '이재명 조폭 연루설'을 주장한 박철민 ⓒ장영하 변호사 페이스북
    박철민, 20일에는 "이재명 금호아파트 근처에서 2억 전달"

    앞서 박씨는 지난 20일 법률대리인인 장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진술서에서 "2018년 6월 경기지사선거를 앞두고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준석 씨 측으로부터 4억원을 받아 2억원은 본인(박철민 씨)이 쓰고 나머지는 성남시 수내동 금호아파트 근처에서 이 지사 측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2018년 4월쯤 이준석이 서울구치소에서 이 지사에게 주라고 한 돈”이라고 밝힌 박씨는 “2018년 6월 경기도지사(선거) 나가기 전 현금이 필요하다 하시며 2억원을 (수내동) 금호아파트 벤츠에 박스로 놔두고, 모자 쓴 여성이 (이를) 가지고 가면서 텔레그램으로 ‘OK’라고 해 확인하고 갔다”고 진술서에 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박씨가 현금을 전달했다는 2018년 6월께 분당 수내동 금호아파트에 거주했다. 이 후보 부부는 1998년 분당 수내동 금호아파트에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7월10일부터 방영된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운명'은 첫 출연자로 이 후보 부부를 조명한 바 있다. 당시 방송을 통해 공개된 이 지사 부부의 집이 수내동 금호아파트였다. 이 지사는 지난 9월26일 SBS '집사부일체'에도 출연했는데, 이때도 수내동 금호아파트에 거주 중인 것으로 방송됐다. 

    이재명, 2018년 당시 금호아파트에 살았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지사는 현재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 금호1단지 아파트 1XX동 2XXX호를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보유 중이다. 이 단지는 1992년 918가구 16동으로 지어졌으며, 이 지사 자택 면적은 164.25㎡(50평형)다. 

    "박철민, 주장 입증할 증거 내놓고 스스로 입증해야"

    박씨의 주장에 따른 진실공방이 번지면서 일각에서는 박씨가 목격자 등 추가 증거를 제시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박철민 씨 주장이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고 해도 문제는 증거"라며 "현금다발을 가져다놓은 장면 등 전달하는 과정을 담은 사진이나 돈이 오간 거래 내역이 적힌 장부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그러면서 "결국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박씨 스스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