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황제휴가' 논란 때 아들 신상 노출되자 "아이가 눈물, 건드리지 말아 달라" 호소본인 '조폭 사진' 보도하자, 취재기자 이름·전화번호 SNS에 공개하며 '좌표' 찍어"정치 그만둘 생각인가" "대선 경선까지 나오신 분이"… 전문가들도 혀 내둘러
  • ▲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뉴데일리DB
    ▲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뉴데일리DB
    자신을 취재하던 기자의 개인 전화번호를 1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자신의 SNS에 공개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과거 발언이 회자하면서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과거 자신의 아들의 신상 노출과 관련해 "아이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감쌌던 추 전 장관이, 자신을 취재한 기자를 '젊은 기자'로 지칭하며 신상을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개인 전화번호 고스란히 노출, 댓글엔 기자 사진 달려

    추 전 장관은 21일 페이스북에 "젊은 기자님! 너무 빨리 물들고 늙지 말기 바란다"며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것은 부조리에 대한 저항정신, 비판정신이다. 언론 종사자는 더욱 그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본지 기사 '[단독] 이재명, 은수미, 안민석, 김병욱, 김태년, 추미애… 잇달아 '조폭 사진' 기사와 관련해서다. 

    추 전 장관은 이어 "위에서 시키니까 할 수 없다는 것으로 면책될 수는 없습니다"라며 "즉시 해당 기사를 내릴 것을 요구하고, 차후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경고했다. 

    추 전 장관은 이 같은 경고와 함께 해당 게시물에 기자와 주고받은 문자 내용을 캡처해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후 한 시간가량 지난 후 추 전 장관은 전화번호를 뒤 네 자리만 가린 상태로 수정했다. 이마저 제대로 가리지 않아 뒤 넷째 자리 번호의 식별이 가능했다. 이미 각종 SNS에 기자의 전화번호가 빠르게 퍼진 뒤였다. 해당 게시글 댓글에는 기자의 증명사진과 비난글 400여 개가 달렸다. 인신모독성 글도 다수였다.

    민주당 당 대표와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장관을 역임한 추 전 장관이 기자의 개인 신상을 노출한 것을 두고 그의 과거 발언이 회자한다. 

    추 전 장관은 2020년 7월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당시 야당이 문제 삼던 군 복무 중 아들의 황제휴가 의혹에 억울함을 토로했다. 

    당시 추 전 장관은 야당의 공세에 "아이가 굉장히 화가 나고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더 이상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닷새 뒤에는 이 같은 장면의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 "정치 그만둘 생각 아니면 납득하기 힘들어"

    추 전 장관은 과거에도 기자의 신상을 노출했다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2020년 10월 자신을 취재하기 위해 자신의 집 앞에서 대기하던 사진기자를 촬영해 SNS에 공개한 것이다.

    당시 추 전 장관은 "오늘 아침 아파트 현관 앞에 *** 기자가 카메라를 들고 나타났다"면서 해당 기자의 사진을 SNS에 올렸다. 당시 기자협회는 '좌표 찍기'라며 추 전 장관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추 전 장관의 행태가 악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2일 통화에서 "정치를 그만둘 생각이 아닌 다음에는 납득하기 힘들다"며 "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의혹과 관련해 군가 취재하면 다 이런 식으로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평론가는 이어 "자기에 대해서는 아름다운 내용만 보도하라는 것이냐"라며 "정치를 할 생각이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은 공인"이라고 꼬집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당 대표를 지내고 대선후보 경선까지 나갔던 5선 중진 의원 출신에, 아들 문제로 말미암아 속을 썩었다는 추미애 전 장관이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며 "정당한 기자들의 취재활동을 그런 식으로 좌표를 찍어 악플을 달게 만드는 것은 아주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