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2014년 직원 시켜 박영수 인척 분양대행업체에 송금… 액수는 총 4억~5억원해당 업체가 화천대유 대장동 아파트 분양 독점… 박영수, 2015년 남욱 변호 맡아
  • ▲ 미국에 체류하던 대장동 게이트 핵심 인물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 18일 새벽 5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미국에 체류하던 대장동 게이트 핵심 인물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 18일 새벽 5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업체 직원 계좌를 이용해 박영수 전 특별검사 인척의 회사에 수억원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 측과 박 전 특검 사이에 수상한 거래 내역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박 전 특검 인척 회사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109억원을 받은 것을 두고 해당 자금의 성격 및 흐름 등을 추적 중이다.

    남욱, 직원 계좌 통해 '박영수 인척 회사' 등에 수차례 송금… 기록 남아

    지난 19일 경향신문은 남 변호사가 2014년 직원에게 박 전 특검 인척 A씨가 운영하는 부동산 분양대행업체 B사에 송금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남 변호사는 직원을 시켜 수차례에 걸쳐 돈을 보냈고, 그 액수는 총 4억~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부동산 개발업자 정재창 씨 등은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판교AMC와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나인하우스·다한울 등 여러 업체를 통해 대장동 개발사업을 진행해왔다고 이 신문에 밝혔다.

    남 변호사는 이들 업체 직원들에게 수표를 주며 개인 계좌를 이용해 B사에 송금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당시 송금 내역은 직원 계좌의 입출금 기록에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 인척 A씨가 대표로 있는 B사는 2018년 이후 화천대유가 시행한 대장동 아파트 단지 분양을 독점했으며, 남 변호사가 관여한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서도 분양대행 업무를 맡았다. 이 업체는 대장동 사업 초기인 2014~15년 한 토목업체로부터 20억원을 빌린 뒤 2019년 채무액의 5배인 100억원을 되갚은 바 있다. B사는 당시 김만배 씨로부터 토목업체 대금 명목으로 109억원을 받아 채무를 변제했다.

    박영수, 인척이 운영하던 전자기기업체 사외이사… 아들도 수개월 근무

    A씨와 박 전 특검은 인척이라는 점 외에도 연결고리가 있다고 한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A씨는 이전에 전자기기업체 C사 대표를 지냈는데, 박 전 특검이 2014년 1~2월 해당 업체 사외이사를 맡았다. 박 전 특검 아들은 A씨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수개월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박 전 특검은 2015년 남 변호사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을 당시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바 있다. 박 전 특검은 2011년 대검찰청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는 대장동 개발에 대출 1100억원을 알선한 조모 씨의 변호도 맡았다. 

    이후 박 전 특검은 2016년 12월 특검 임명 직전까지 약 7개월간 화천대유에서 월 1500만원 정도를 받으며 고문으로 활동했다. 박 전 특검 딸은 지난 6월 대장동 아파트를 특혜분양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전주(錢主) 엠에스비티의 김모 전 감사가 운영하는 부동산 투자자문사에도 직원 계좌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감사는 정영학 회계사의 측근으로 알려졌으며,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에 언론 홍보를 맡았다. 엠에스비티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화천대유에 131억원을 투자해 약 400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남욱, 직원 월급 등도 직원 계좌로 운용… 박영수 측 "사실무근"

    경향신문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직원 월급 등 회사 운영자금 일부도 회사 계좌가 아닌 직원 계좌를 통해 운용했다. 이와 관련, 남 변호사는 당시 회사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회사 계좌를 사용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런 의혹들과 관련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박 전 특검은 A씨를 통해 자신에게로 돈이 흘러갔다는 의혹에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가"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