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설계자' 유동규, '운전기사 2개월→건축 경력 3년' 부풀린 정황
  • ▲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의 자격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의 자격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의 자격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3년간 건축경력을 보유했다던 유 전 사장이 설계사무소에서 운전기사로 2개월 일한 게 전부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 전 사장이 경력 부풀리기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유동규 전 사장은 2008년 서울의 A설계사무소에서 2개월 가량 운전기사로 일했다. 그는 당시 성남의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이었다. 

    유동규, 설계사무소에서 2개월간 운전기사 근무

    A설계사무소에 다녔던 한 직원은 "유 전 사장이 2개월 정도 잠깐 일하다 그만뒀는데, 대표가 사정상 차 운전을 못하게 돼 두어 달 간 채용한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 전 사장과 관련해 "유 전 사장이 우리 회사 운전기사로 근무했는데 언젠가 찾아와 '자신의 경력을 일반직으로 근무한 것으로 해달라'고 했다는 걸 내부 인사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유 전 사장이 2010년 10월 성남시설관리공당 기획본부장 임명 직후 성남시의회에서 A설계사무소 이력에 대해 회사 관계자들과 다른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2010년 10월 성남시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박완정 성남시의원이 유 전 사장에게 A설계사무소 이력과 관련해 묻자 그는 "기획 관련된 일을 주로 했다"며 "건축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탐구하는 부분이 있었고 의지가 맞아서 일하게 됐다. 처음에 조금 걱정을 했지만 들어가서 잘 적응하고 일을 해냈다"고 했다. 

    또 박종철 성남시의원이 A설계사무소 건축 분야에서 몇년 몇년 정도 일했는지 묻는 질문에 유 전 사장은 "만 3년 정도 된다"고 답했다. 유 전 사장의 대답은 A설계사무소 관계자들이 "2개월간 운전기사로 일했다"는 발언과 배치된다. 사실상 유 전 사장이 경력을 스스로 부풀려 시의회에 말한셈이다. 

    게다가 리모델링 조합장 출신인 유 전 이사장이 이마저도 A설계사무소에서 경력 부풀리기로 취득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 전 사장은 2008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솔5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위원장이던 당시 설계사무소에서 일했다는 점을 동료들에게 어필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그는 2010년 9월 주택조합 설립인가 승인 후 정식 조합장이 됐다.

    경력 부풀리기 이어 전문성 부족 전언도 나와 

    유 전 사장이 주재한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물은 "설계를 잘하는 사람들은 쓰는 용어도 다르고 (회의할 때) 전문적인 용어도 쓰는데 그분은 전반적으로 그렇지 않았다"며 전문성 부족을 꼬집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이력을 가진 유 전 사장이 대장동 개발을 설계하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의 입김이 작용한 것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재명 후보와 유 전 사장은 2009년 '제1회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 세미나'에 함께 참석했다. 이후 이 후보는 2010년 유 전 사장이 조합장으로 있는 한솔5단지 조합원 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유 전 사장은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서도 이재명 후보를 적극 지원했고,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되자 인수위에 도시건설분과 간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을 거쳐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이재명 후보가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차관급)에 임명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