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돌연 "캠프 해체"…"대선 포기 아닌 새정치 도모"尹 입당 후 지지율 정체 극복 못해…캠프 내 마찰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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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3일 오전 부산진구 부전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최재형 캠프)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돌연 '캠프 해체'를 선언하며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지지율 정체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최 후보가 위기를 돌파하고자 내린 '극약 처방'이라고 평가한다.반면 일각에선 캠프 운영권과 관련해 최 후보 가족과 실무진 간의 마찰음이 적지 않았다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최재형, '홀로 서기' 선언…"대선 레이스 포기 아냐"최 후보는 지난 14일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의 길을 가려고 한다"며 "이 시간부터 최재형 캠프를 해체한다. 홀로 서겠다"고 밝혔다.최 후보는 "주변에 있던 기성정치인들에게 많이 의존하게 됐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는 점점 식어져 갔고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그 모든 원인은 후보인 저 자신에게 있고, 다른 사람을 탓해서 될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최 후보는 캠프 조력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오늘 이 시간 저의 모습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지만, 이대로 우리 캠프가 계속 간다면 저에게도, 여러분들에게도 희망은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이어 '최재형다움'과 새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배신자"라고 고개 숙인 최 후보는 "이제 큰 결단을 해야 할 시기가 됐다. 이대로 사라져버리느냐, 아니면 또 한번 새로운 출발을 하느냐는 기로에 섰다"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다만 그는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성공의 새 방식'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최재형, '스몰 캠프'로 승리 표본 따를 것이라는 의지"최 후보는 한때 지지율이 8.1%(7월26일·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까지 치솟는 등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와 '투톱'으로 여론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최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8월2일 윤 후보의 '기습 입당' 이후 하락세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박스권'을 좀처럼 극복하지 못했다.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성인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수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최 후보는 홍준표(32.8%)·윤석열(25.8%)·유승민(11.3%)·안철수(4.6%)·원희룡(3.2%)·황교안(2.6%)·장성민(2.2%) 후보에 이어 2.2%를 기록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이같은 상황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 후보가 일련의 답보 상태를 반전시키기 위해 최근 여의도 정가의 '승리 표본'을 표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 6·11 전당대회 때 이준석 당시 후보나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탄 홍준표 대선 예비후보 캠프처럼 규모를 대대적으로 축소하고 후보의 메시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이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사무실과 지원차량, 문자 대량발송이 없는 이른바 '3무(無)'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었고 이는 성공한 케이스로 평가받는다. 최 후보도 대선 행보 초반에는 '3S(Small 작고, Smart 똑똑하며, Servant 섬기는)' 캠프를 모토로 삼았으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비대해졌다는 지적이 내부로부터 흘러나왔다.최 후보 캠프에서 공동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김선동 전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통화에서 "'최재형다움' 또는 '최재형표' 국정비전을 부각시키는 데 캠프의 힘이 덜 닿았던 것 같다"고 진단하며 "규모를 단출하게 구성해 실무진 위주로 하겠다는 뜻을 밝힌 거고 후보가 생각하는대로 행보와 메시지를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라고 말했다."최재형 가족과 실무진 마찰음 적지 않았다"는 지적도반면 일각에서는 후보 메시지 등 캠프 운영과 관련해 최 후보 가족과 캠프 실무진의 이견 충돌이 적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어느 캠프든 가족들의 관여가 아예 없지는 않겠으나 최 후보 가족과 실무진의 마찰음이 적지 않았던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최 후보가 '캠프 해체'를 선언하기 전, 후보를 지원하던 현역 의원들에게 사전 공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 후보를 지원하던 일부 의원들이 아침에 '어떻게 된 일인가' 의아해 하는 눈치였다"고 말했다.최 후보 캠프의 전략총괄본부장으로 뛴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부활을 위한 결단"이라고 평가하며 최 후보의 결심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