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주재 신홍철 북한대사 “미국, 한반도 평화 달성 위해 주한미군과 전력 철수시켜야”“공통의 위협 미국에 맞서 러시아와 협력 강화”…중국·러시아와 ‘반미연대’ 의중 밝혀
  • 연합훈련을 위해 대기 중인 중국과 러시아 공군.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연합훈련을 위해 대기 중인 중국과 러시아 공군.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연일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주한미군과 미군 전략자산의 철수를 요구했다. 또 미국을 빌미로 중국에 이어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의 대규모 연합훈련에는 “지역 안정을 위한 훈련”이라며 문제 삼지 않았다.

    신홍철 주러시아 북한대사 “미국, 주한미군과 공격전력 모두 철수시켜야”

    러시아 타스통신은 11일(현지시간)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 인터뷰를 보도했다. 신 대사는 “미군이 남한에 주둔하는 한 한반도 정세는 주기적으로 악화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평화를 달성하려면 미국은 주한미군과 공격용 전력부터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대사는 한미연합훈련을 가리켜 “미국과 한국의 군사적 광기 때문에 매년 5월과 8월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긴장과 분쟁 위험이 높아진다”면서 “미국은 러시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국가에 더 적극적으로 적대적 행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신 대사는 이어 “한반도 정세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군사활동을 끈질기게 고수하는 미국의 행동은 그들이 말하는 ‘조건 없는 대화’가 위선이며 그들이야말로 지역 평화와 안보를 파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미국을 비난했다.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와 협력 강화할 것”

    “현재 상황은 말이 아닌 힘만이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보장한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강조한 신 대사는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북한은 러시아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대사는 “새로운 세기의 요구에 맞춰 더 높은 수준에서 양국 간 전략적이고 전통적인 관계를 계속 개선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지난 1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중국·러시아 연합훈련을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훈련”이라고 보도했다.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에도 호의적 태도를 보인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9일부터 중국 녕하회족(닝샤회족)자치구 훈련기지에서 연합훈련을 시작했다”면서 “13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훈련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테러(대테러) 합동작전 분야를 확대발전시키고 지역의 안전과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중·러 연합훈련에는 1만3000여 명의 병력과 J-20 전투기, Cy-30 전투기, 장갑차량 200여 대 등이 동원됐다.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이 중국 땅에서 열린 첫 중·러 연합훈련이며, 러시아군이 중국군 장비를 사용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프가니스탄을 점령 중인 탈레반에 맞서기 위한 훈련일 수 있지만, 미국 등 서방진영에 공동으로 대응하려는 준비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