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국민 탓' 담화 일파만파… 野 "국민들 뒷목 잡을 일" 맹폭
  •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며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며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가격 폭등의 원인을 사실상 국민 책임으로 돌린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대국민 부동산 담화를 두고 야권의 비판이 연일 거세지는 모습이다.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28일) 홍 부총리가 발표한 부동산대책은 또 한 번 이 정부가 얼마나 민심과 동떨어진 정부인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국민이 겪고 있는 부동산 충격을 모르고 있다는 증거"라고 날을 세웠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 가격 상승의 책임을 여전히 정부 정책의 실패로 인정하지 않고 국민 탓을 했다. 이 정부의 핑계, 남 탓은 정말 중증"이라고 지적한 최 예비후보는 "홍 부총리는 내 집 마련을 못하면 어떻게 하나 노심초사하는 국민들을 투기꾼으로 몰아붙였다"고 비난했다.

    최 예비후보는 "경찰청장을 대동한 채 갑자기 집값이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으름장을 놓았다"며 "부동산시장 담화에 경찰청장이 왜 나오나. 국민들을 협박하는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최 예비후보는 여당의 대선 후보들을 향해서도 부동산 문제에 "왜곡된 시각"을 갖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국토보유세라는 미명으로 정부가 국민 재산을 빼앗자고 주장한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래 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택지소유상한법과 유사한 정책을 들고 나와서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입법을 또다시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로와 철도, 학교와 병원 등 생활 여건이 잘 갖춰진 주거지를 개발하고, 그런 곳에 살고 싶어 하는 것은 죄악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최 예비후보는 "그런 국민의 소박한 희망을 불온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예비후보는 "정부는 이제라도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정책을 과감하게 시장친화적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시장의 원리에 반하는 정책으로는 부동산가격 상승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각종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고, 대출 규제를 풀고, 주택 소유자들을 옥죄는 과도한 세금을 줄여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 미친 집값이 지금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이라며 "국민들 뒷목 잡을 일"이라고 개탄했다. 

    양 대변인은 이어 "경찰력을 동원해 국민들을 겁박하겠다는 심산이다. 민중의 지팡이가 국민 위협용이 된 것인데, 남 탓이 도를 넘었다"고 힐난했다.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경제를 책임지는 부총리로서 국민들에게 할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날을 세웠다. 박대출 의원도 통화에서 "아직도 홍 부총리가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현실을 진단하고 있다"며 "부동산정책 실패를 국민 탓으로 돌리는 정부는 기대난망"이라고 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28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에서 "최근 부동산 가격에 대한 막연한 상승 기대심리가 형성됐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은 정부 혼자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소위 '공유지의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공동체를 위해 지혜를 모아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노형욱 국토교통부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창룡 경찰청장도 참석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주택수급 요인만이 현 시장 상황을 가져온 주요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정부의 주택 공급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