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는 칸 심사위원, 이병헌은 시상자… 한국 영화계 위상 높여
  • 충무로를 대표하는 스타에서 어느덧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배우'로 진화한 송강호와 이병헌이 지난 17일 오후 7시(현지시각)에 열린 제 74회 칸 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2021) 폐막식에 나란히 참석, 한국 영화계의 위상을 높였다.

    '비상선언' 두 주역, 칸 영화제 종횡무진 '활약'

    올해 칸 영화제 폐막식은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Theatre Lumiere)에서 진행됐다.

    전날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의 월드 프리미어(비경쟁 부문 시사회)가 열렸던 뤼미에르 대극장은 칸 영화제의 마무리를 기념하고자 하는 전 세계 영화인들과 해외 매체들로 가득 차 현지의 뜨거운 분위기를 입증했다.

    시사회에서 10여분 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현지에서 화제의 중심에 섰던 '비상선언'의 두 주역, 송강호와 이병헌은 각각 심사위원과 시상자로도 참석해 칸 영화제를 빛냈다.

    연기파 배우 송강호는 올해 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한 폐막식에서도 송강호는 세계 영화계의 쟁쟁한 인물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일원으로 무대를 채웠다. 그는 트로피를 거머쥔 전 세계 영화인들을 밝은 미소와 박수로 격려했다.

    앞서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를 휩쓸었던 송강호는 이번 칸 영화제에선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영화제의 모든 일정에 참여하는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류스타 이병헌은 한국 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시상자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병헌은 2016년 제 8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Oscars 2016)에서도 한국 배우 최초로 시상자로 나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날 여유로운 미소로 무대에 오른 이병헌은 먼저 불어로 객석을 향한 인사말을 건네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 그는 "오랜만에 칸에 오게 돼서 매우 기쁘다"며 "무엇보다 더욱 반가운 것은 멈췄던 영화제가 다시 시작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어 인사를 마치자마자 객석에서는 반가움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후 자신에게 익숙한 영어로 칸 영화제의 시상을 맡게 된 소감을 이어간 이병헌은 "올해 영화제는 나에게 매우 특별하다"며 "영화제의 문을 연 봉준호 감독과 올해 심사위원인 배우 송강호는 저의 동료이고, 심사위원장인 스파이크 리는 저와 성이 같기 때문"이라고 재치 있는 멘트를 던져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이병헌은 칸 영화제의 경쟁부문 초청작 '더 워스트 펄슨 인 더 월드(THE WORST PERSON IN THE WORLD)(감독 요아킴 트리에)'의 여주인공 르나트 라인제브(Renate Reinsve)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한편, 지난 16일 '비상선언' 시사회 전 열린 포토콜 행사에서 이병헌을 일본인으로 착각한 한 외신 사진기자가 "아리가또"라고 인사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이에 이병헌은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 "하하하"하고 웃어 넘기는 여유를 보였다는 후문.
  • [사진 및 자료 제공 = 쇼박스 / 호호호비치 / 칸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 칸 영화제 폐막식 중계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