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스타트업 대표 간담회… "규제법, 한번 만들면 폐기 어려워"부인 김건희 씨 박사학위 논문 의혹엔 "대학이 학술적으로 판단할 것"
  •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진행된 스타트업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진행된 스타트업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강민석 기자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정치가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며 경제정책 구상을 밝혔다. 윤 전 총장은 경제 역동성을 위한 과감한 규제 혁신 등도 강조했다.

    이는 소득주도성장, 주52시간제, 기업장악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등 문재인정부의 기업규제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스타트업 대표들 만난 윤석열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혁신창업에 도전한 스타트업과 함께'라는 주제로 1시간30분간 스타트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박경희 법무법인 린 변호사,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 김세영 서울거래소 대표 등 8개 스타트업 대표가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은 "많은 글로벌 대기업들도 과거에는 스타트업이었다. 국가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동성이다. 작은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가치를 창출해낼 기회가 부여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역동성은 어떤 시도도 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윤 전 총장은 "스타트업의 '규제 완화'라는 문제도 작은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경제 역동성을 줘야 한다는 큰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현대사회에서 강한 국가라는 것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강소기업을 얼마나 보유하느냐가 국력이다. 정치가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방해하지 말고, 기업활동이 정치에 의해 휘둘리지 않도록 많은 경각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장 목소리 중요성 느꼈다" 경제행보 첫발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권 도전 선언 이후 젊은 산업·경제현장의 민심을 청취 중이다. 첫 지방 일정으로 지난 6일 대전을 찾아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석·박사 학생들의 탈원전정책 반대 목소리를 들었다.

    내년 대선에서 경제정책이 화두인 만큼 검찰 출신으로 산업·경제분야에 취약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신산업과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갈등을 정부가 중재 △해묵은 스타트업 관련 규제 개선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 따른 고충 등을 토로했고, 윤 전 총장은 이들의 말을 메모하며 경청했다.

    윤 전 총장은 간담회를 마치고 "책이나 기사를 통해 듣고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실제로 현장에서 말씀을 들으니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며 "앞으로 정치도 현장으로 가서, 현장 목소리 직접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불필요한 모래주머니 제거해야" 규제 혁신 강조

    윤 전 총장은 대통령이 됐을 때 어떤 스타트업 관련 정책을 내놓을 것이냐는 질문에 "올림픽 출전 선수를 육성하듯 스타트업을 키우겠다"고 답했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마음껏 뛸 수 있게 좋은 신발을 신겨 드리고 불필요한 모래주머니를 제거해야 한다"고 언급한 윤 전 총장은 "올림픽 선수를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과 같이 본인이 성취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지만, 글로벌 경쟁을 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기업 하나하나를 올림픽 출전 선수처럼 대하면서 바라봐야 한다"고 피력했다.

    기업 규제의 과감한 혁신도 약속했다. 윤 전 총장은 "규제법이 한 번 만들어지면 그 규제에 맞춘 마켓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미 (규제가 필요한) 이유가 상실됐는데도 폐기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 그런 것들을 잘 살펴서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그러나 현안과 관련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부인 김건희 씨의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 부정 의혹에 따른 견해를 묻자 "어떤 단체와 개인이 이의를 제기해 대학에서 이뤄지는 문제"라며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술적인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입당 시기에 관한 질문에는 "그 이야기는 제가 여러 번 드렸다. 오늘은 스타트업 현장 간담회에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에둘렀다.

    월성 원전 수사 청와대 외압 의혹과 관련해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이 하고 싶은 수사는 마음껏 했다는 생각'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각자 입장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 굳이 답변드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