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itical correctness 강요하는 대학 보면서, 北 독재 떠올라… 공산낙원 재건 원하나"
  • ▲ 탈북자 박연미 씨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반서구주의와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는 컬럼비아대 학내 문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폭스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 탈북자 박연미 씨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반서구주의와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는 컬럼비아대 학내 문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폭스뉴스 관련보도 화면캡쳐.
    한 탈북자가 미국 방송과 인터뷰에서 재학 중인 미국 명문대의 좌익적 문화를 비판해 주목받았다. 이 탈북자는 “북한도 정신 나갔지만, 이 정도로 미치지는 않았다”며 미국 명문대의 전체주의적 문화를 비판했다.

    탈북자 박연미 “컬럼비아대 다녀보니… 미국의 미래, 북한만큼 암울”

    폭스뉴스는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탈북자 박연미 씨와 인터뷰를 공개했다. 방송은 “미국 명문대에 다니는 탈북자가 현재의 대학교육에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의 미래가 ‘북한만큼 암울하다(is as bleak as North Korea)’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2016년 미국 컬럼비아대로 진학했다. 박씨는 인터뷰에서 컬럼비아대를 다니는 동안 수많은 논쟁과 갈등에 휘말려 힘들었다면서 “학교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붉은 깃발(공산주의문화)을 봤다”고 털어놨다. 

    “저는 이곳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학교는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생각하라고 강요했다”고 밝힌 박씨는 “미국은 북한과 다를 것이라 기대했지만, 이 대학에서는 북한에서 본 것과 비슷한 것이 너무 많아 걱정됐다”고 토로했다.

    박씨를 힘들게 한 것은 반서구 정서, 집단적 죄책감, 숨막히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강요하는 대학문화였다고 한다. 이런 문화를 두고 “와우, 이건 미쳤다(this is insane)”고 표현한 박씨는 ‘붉은 깃발’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붉은 깃발’은 사람들을 감시하거나 위험을 경고할 때 쓰는 전체주의 독재의 상징이다. 

    폭스뉴스는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받는 대학생활은 마치 북한에서 사는 것 같다는 것이 박씨의 소감”이라고 덧붙였다.

    제인 오스틴 좋아한다 하자 “식민지시대 인종주의자에게 세뇌됐다”

    인터뷰에서 박씨는 컬럼비아대에서 겪었던 사례를 소개했다. 대학 오리엔테이션에서 영국 여류작가 제인 오스틴이 쓴 고전문학을 좋아한다고 말했다가 교직원에게 꾸지람을 들었다는 것이다. 교직원은 '제인 오스틴의 책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너는 그가 식민지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인 것을 모르느냐. 그는 인종차별주의자면서 편협한 사람이고, 그런 작가들이 너를 무의식적으로 세뇌했다”면서 박씨를 꾸짖었다고 한다. 

    박씨는 이후 강의 때마다 북한에서 자랄 때 봤던 반미 선전교육을 연상시키는 주장과 내용이 많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모든 강의에서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명사를 사용하라고 요구받았는데, 그것이 성별(gender)과 언어에 관한 문제라는 것을 알고 혼란스러웠다고 밝혔다. “영어는 제게 세 번째 언어다. 성인이 돼서야 배웠다”고 밝힌 박씨는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종종 실수로 ‘그’ 또는 ‘그녀’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그들’이라 부르라고 즉각 요구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북한도 꽤나 정신 나간 곳이지만 이 정도로 미치지는 않았다”면서 “혼란스러웠다. 마치 문명의 퇴행 같았다”고 토로했다. “결국 여러 교수·학생과 많은 논쟁을 벌인 끝에 좋은 학점(GPA)을 유지하고 졸업을 하기 위해 ‘그냥 침묵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능력 빼앗는 컬럼비아대… 공산주의 낙원 만들려는 건가

    미국 대학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과 비판적 사고 능력을 배울 것을 기대했던 박씨는 자신이 북한에서 겪었던 일을 소개하며 “지금 미국 대학은 사람들에게서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빼앗으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서 살 때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은이 굶주리고 있다”는 말을 그대로 믿었다. 그런데 누군가 김정은의 사진을 보여주며 “봐. 김정은이 제일 뚱뚱해. 다른 사람들은 다 말랐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그때까지 김정은을 보며 뚱뚱하다는 생각을 못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비판적 사고를 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씨는 “그런데 지금 미국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사람들이 사물을 보면서도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씨의 미국 대학문화 비판은 이어졌다.“여러분들(컬럼비아대 교수와 학생들)은 북한 출신인 제가 이해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상식을 잃었다”고 강조한 박씨는 “도대체 어디로 (학교를 끌고) 가려는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파괴하고 공산주의 낙원으로의 재건을 원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미국 귀화 준비 중인 탈북자 박연미… 2014년 10월 연설로 유명해져

    1993년 양강도 혜산시에서 태어난 박씨는 2008년 탈북해 2009년 한국에 정착했다. 이후 동국대 경찰행정학과에 다니다 2016년 미국 컬럼비아대로 전학했다. 2014년 10월 아일랜드에서 열린 ‘세계 젊은지도자회의’에서 한 연설이 박씨를 세계적 인물로 만들었다. 

    지난해부터는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을 데리고 탈북한 식당 지배인 허강일 씨와 함께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현재 북한인권운동을 위해 미국 귀화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