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홍콩주재 美상공회의소 회원들 설문조사…“중국 탄압으로 불안 가중, 홍콩 미래 비관적”
  • 지난해 5월 홍콩에서 열린 반공반중시위.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5월 홍콩에서 열린 반공반중시위.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7월 중국은 홍콩 보안법을 시행하면서 시민들의 자유를 대폭 억압했다. 중국과 홍콩 행정당국은 “경제적 활동에는 제한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외국계 기업들의 전망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WSJ 설문조사 결과 미국기업 42% 홍콩서 철수 고려 중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5월 말 홍콩주재 미국상공회의소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325명 가운데 42%가 홍콩을 떠나는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중국 정부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시민 탄압으로 불안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홍콩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화권 반공매체 에포크 타임스는 이를 두고 “중국 측이 지난해 6월 말 보안법을 시행하면서 사회 안정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정반대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 글로벌 기업들의 입을 통해 입증된 셈”이라며 “뿐만 아니라 최근 글로벌 기업과 외국인 전문직 종사자들의 홍콩 탈출이 늘어나면서 아시아 금융투자 1번지였던 홍콩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 ‘다이더랑항’의 자료를 인용, “현재 홍콩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15년 만에 최고치”라며 “빈 사무실의 80% 이상이 글로벌 기업 철수로 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노스페이스’ 등의 의류 브랜드를 소유한 미국기업 ‘VF코퍼레이션’은 올해 1월 홍콩 사무실을 폐쇄했다. 25년 동안 운영하던 VF코퍼레이션의 홍콩 사무실에는 직원 9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루이비통 그룹, 로레알 등도 홍콩 직원을 다른 지역으로 배치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홍콩서 철수한 외국기업, 상하이 등 중국으로 갈 가능성은 제로”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홍콩 철수를 고려하는 기업들은 대안으로 싱가포르나 중국 상하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에포크 타임스는 중국인들의 입을 빌어 “그럴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 네티즌이 (월스트리트저널의) 뉴스를 공유한 SNS 게시물에 ‘홍콩을 빠져나간 글로벌 기업이 상하이로 향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썼는데, 이 글이 받은 ‘좋아요’는 2만여 개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정보와 기술이 홍콩을 통해 중국으로 들어가는데 중국 당국이 홍콩을 망가뜨리고 있다. 이는 중국의 경제 발전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대만의 중국투자피해자협회 설립자 가오웨이방 전 회장의 말을 전했다. 가오웨이방 전 회장은 “홍콩은 앞으로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영광을 누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