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정치' 나는 거부…국방·외교·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 다루고 싶어" "탄핵 주역이던 윤석열도 보수진영 대권주자 1위… 탄핵은 이제 과거"
  • ▲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인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이준석 전 최고위원. ⓒ이종현 기자
    ▲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인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이준석 전 최고위원. ⓒ이종현 기자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나타난 2030세대의 정치참여 분위기가 지속돼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준석(36·국민의힘 서울노원병 당협위원장)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가진 본지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대표 출마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오는 6·11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이 매섭다. 그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전 의원, 주호영 의원 등 거물급 중진을 제치고 대표 선호도 1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는 내년 대선을 이끌어야 한다. 이 전 최고위원은 "대표가 된다면 지금까지의 대선 토론과는 다른 팀배틀 토론 등을 통해 경선을 흥행시킬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의 정치인 생활은 벌써 10년째다. 이 전 최고위원은 2011년 만 26세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맡으며 '박근혜 키즈'라는 이름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이후 새누리당 혁신위원회(2014)를 거쳐 미래통합당 최고위원(2020) 등을 지냈다.

    지난 재·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후보 캠프에서 뉴미디어본부장을 지낸 이 전 최고위원은 선거 승리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오 후보 지지연설로 화제를 모은 '2030 시민유세단'은 이 전 위원과 이재영 전 의원(청년비례대표)의 아이디어로 기획됐다.

    -당대표 도전 이유는?

    "지난 4·7 재·보궐선거는 2030의 정치참여를 활성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2030의 정치참여) 분위기가 지속돼야 우리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 안에 내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서 뛰게 됐다." 

    -대표주자 1위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나왔는데 이유가 뭐라고 보나?

    "내가 정치 근거리에서 활동한 지 10년 정도 됐다. 그간 보여준 모습을 (국민이)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2011년 정치에 입문해 이제 '청년'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젊은 사람의 마이너리그' 같은 것으로 분류되는 것을 싫어했다. 그래서 '청년'이라는 단어도 쓰지 않았다. 대신 '젊음'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나이가 젊다는 것만으로 '청년'이라는 독립 리그를 만들어 그 안에서 정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왜 대한민국에서 젊은 사람들이 정치를 하면 항상 청년정치를 하라고 하는가. 나는 이런 것을 거부한다. 국방·외교·경제·사회·문화 등 일반적인 분야를 모두 다루고 싶다."

    -대구·경북(TK) 위주의 당심과 민심 간 괴리가 있다는 것을 정면으로 부정한다고 한 이유는?

    "과거(2019년 자유한국당 시절) 황교안 전 대표와 오세훈 시장의 전당대회 대결 때 TK(대구·경북)에서 당심이 표출됐다. 이때는 박 전 대통령 탄핵 2년 뒤로, 그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을 때였다. 더구나 황 전 대표는 박근혜정부의 마지막 총리였고, 오 시장은 탄핵 찬성파였다. '탄핵 찬반'이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탄핵 찬반' 논란은 이제 과거의 문제다. 당장 탄핵 주역이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보수진영에서 대권주자 1위를 하지 않는가. 이런 의미로 보면, 이번 전당대회 때 (탄핵 찬반과 같은) 그런 이슈에 대한 투표가 아니라면 내가 불리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 또 당원들이 나를 싫어한다는 어떤 근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대표로 당선되면 가장 1순위로 영입하고 싶은 외부인사는?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어떤 주자를 강하게 당기는 모습은 그 자체로 부적절하다. 주자들이 만나자고 하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 내가 만남을 제안할 수는 있다. 그러나 특정 주자에게 당의 정강정책이나 당의 노선을 안내하는 것 이상으로 '누가 꼭 들어와야 한다, 혹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경선의 공정성 등에 문제를 줄 수 있다. 당대표는 그런 언급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본다."

    -내년 대선은 세대별 이익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선거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그간 우리나라의 큰 선거, 전국단위 선거는 지역구도하에서 치러졌다고 본다. 우리가 인구구조상 영남 몰표, 그리고 수도권·충청권의 선전을 바탕으로 한 '갈라치기식 선거'를 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는 변해야 한다. 영남 몰표가 예전처럼 쉽지 않다. 수도권 민심은 악화했다. '갈라치기'보다 세대별 구분을 통한 '세대 기반의 선거'를 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세대를 위한 어젠다를 열거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 ▲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인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이준석 전 최고위원. ⓒ이종현 기자
    ▲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희망22'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인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이준석 전 최고위원. ⓒ이종현 기자
    -할당제 반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배경은?

    "할당제가 여성 혹은 소수자의 사회 진출을 권장하기 위해 존재한다면, 그 제도는 공정한 바탕의 틀 속에서 '극복할 수 없는 경쟁구도'에 따른 보정수단이 돼야 한다. 여성 등의 불리한 지점이 명시돼야 할당제에 관한 견해도 정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불리함'은 과거보다 상당히 줄어든 상태다. 실제로 공정경쟁하는 공무원시험에서 여성이 50% 이상 합격하는 경우도 많다. 즉, 과거 가부장제가 심했을 때는 적극적 보정조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었다. 지금은 남성 혹은 여성이라서 받는 차별이나 불이익이 구체화하지 않았다. 할당제는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한다."

    -할당제 반대 공약 등으로 인해 '반페미니즘' '여성혐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데.

    "사실 젠더 문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당대표후보로 나온 만큼, 당 개혁공약 등이 주목받았으면 하는 것이 후보의 생각이다. 젠더 문제는 '할당제 폐지' '과도한 가산점 제약' 등과 관련해 합리적 토론에 따른 반론을 하는 것이 아닌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진중권 전 교수도 인신공격성 발언만 한다. 합리적 반박이 있으면 재반박하겠지만, 지금은 그게 아닌 것 같다."

    -최근 대구 출신 부모님을 겨냥한 연예인 강성범 씨의 '화교' 발언은 어떻게 보나?

    "실망스러웠다. 좀 더 젊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마이너리그로 본다는 인식이 든다. 이는 그 사람들의 착각이다. 이들은 '이준석'을 말할 때 '이준석의 논리'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너는 어려서 몰라'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어느 정도 할 말은 하는 사람'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돼 있다. 그렇게 취급할수록 그들은 '꼰대' 대접을 받게 된다."

    -김웅·김은혜 의원 등 '초선' 주자들과 연대나 단일화 계획이 있는가?

    "김웅·김은혜 후보와 공유 가능한 철학이 많다면 약간의 이견은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당장 '할당제' 문제만 해도 (다른 후보와) 이견이 많이 노출됐다. 이런 부분이 조정 가능하면 단일화도 가능할 것이다."

    -출마선언 때 "선거부정을 주장하는 세력과 결별한다"고 했다. 이는 '아스팔트 우파'와 선을 긋겠다는 의미인가?

    "나는 '태극기부대'를 3단계로 분류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상황에 대응해 석방을 요구하는 것, 이는 팬의 처지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넘어 성조기를 집회에 들고 나오시는 분들이 있다. 나 역시 한미동맹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분들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머리로 용납 안 되는 부류가 있다. 이스라엘기를 들고 나오는 분들이다. 이들은 보수가 이상하게 보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부정선거도 마찬가지다. 부정선거를 처음 강하게 주장한 이들의 논리는 현재 꼬였다. 그럼에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부류가 있다. 이들은 가짜뉴스를 퍼나르는 유튜버들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 이들과는 절연해야 한다."

    -국민의힘을 수권정당으로 만들 구체적 복안은?

    "우리 당 대선 주자군은 굉장히 좋은 분들이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유승민 전 의원, 지금은 당 밖에 있지만 홍준표 전 대표(현 무소속 의원) 등이다. 우리 당과 인연은 없었지만 곧 함께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도 있다. 이들 중 누가 대통령을 해도 자질이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좋은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흥행을 위한 경선 제도나 이벤트가 잘 설계돼야 한다. 지금까지의 대선 토론과 확연히 다른, 2 대 2 팀배틀 토론 등을 통해 (경선 등을) 흥행시킬 자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