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경찰, 정권에 대한 과잉 충성인가"… 박영선도 "마음 무겁다. 선처 호소"
  •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진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 들어서고 있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종현 기자(사진=국회사진공동취재단)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진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 들어서고 있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종현 기자(사진=국회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 벽보를 '장난으로' 훼손했다가 처벌 위기에 놓인 중학생 A군(13)의 사연에 "경찰의 대응이 가혹하다"며 선처를 요구했다. 박 후보(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경찰, 野 방해는 모른척… 與 비판은 가차없는 대응"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24일 논평에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 후보의 선거 벽보를 훼손한 중학생에 대해 경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소년부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한다"라며 "재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변인은 "고작 13살 학생이 다 먹은 아이스크림 막대로 벽보를 찢은 것을 두고 '가볍지 않은 사안'이라 하니 상식의 기준이 바뀐 것 같아 당황스럽다"며 경찰의 '과잉 대응'을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지난해 총선 때는 '대학생 진보연합'이 오세훈 후보 등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들을 따라다니며 집요하게 선거운동 방해를 했지만 당국은 모른 척 방관했었다"며 "반면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국민들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대응만 있었을 뿐"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정권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인 대학생에게는 '주거침입죄'라는 엉뚱한 죄목을 붙여 기소했고, 대통령 비판 전단을 돌리던 50대 주부에게는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수갑을 채우기까지 했다"며 "이번 경찰의 조치를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이어 "13살 어린 아이의 치기 어린 행동마저 넘어가지 못하는 경찰의 대응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경찰력이 남아돌아서인가, 아니면 정권을 향한 과잉 충성인가"라고 반문했다.

    박영선도 "관계당국에 간절히 부탁… 선처 호소"

    윤 대변인은 "당사자인 박영선 전 장관도 선처를 요구한 만큼 소년부 송치 결정은 재고돼야 마땅하다"라며 "상식에 부합하는 법집행이어야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4·7 보선 낙선 이후 침묵을 지키던 박 전 장관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A군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 기사를 공유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박 전 장관은 "뒤늦게 알게 됐다. 기사를 읽어보니 제 마음이 너무 무겁다"며 "관계당국에 간곡히 부탁드린다.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보선 닷새 전인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선거관리위원회의 의뢰에 따라 훼손된 당시 박 후보와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의 선거 벽보건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다.

    서초경찰서는 지난 6일 A군으로부터 다 먹은 아이스크림 나무 막대기로 선거 벽보를 훼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A군은 "특별한 이유는 없고 친구들과 지나가다가 장난삼아 한 행동"이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군을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하기로 결정했다.

    "철없는 어린 아이 행동에 소년부 송치? 공산국가인가"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20일 "'장난으로' 박영선 후보 선거 벽보 훼손 중학생… 곧 소년부 송치 이게 실화입니까"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이게 실화인가. 여기가 공산국가인가"라고 분개하며 "어린 아이들의 철없는 행동에 대해 주의를 줄 수 있겠으나 소년부 송치라니. 반드시 선처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청원에는 25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2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한편, 경찰은 "절차상 촉법소년은 법원 소년부로 넘기게 돼 있어서 사건을 넘긴다는 뜻이지 바로 소년원에 보내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 ▲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장난으로' 박영선 후보 선거 벽보 훼손 중학생…곧 소년부 송치 이게 실화입니까"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청와대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