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기 선수 농지 '불법 형질변경' 입건… 문 대통령 사저 부지 변경도 의혹 중심
  • ▲ 22일 경남 양산시 일대에 문재인 대통령 양산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시스
    ▲ 22일 경남 양산시 일대에 문재인 대통령 양산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시스
    축구선수 기성용 씨가 아버지와 함께 '농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입건되자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부지 논란이 재소환됐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3일 기씨와 아버지 기영옥 전 프로축구 광주FC 단장의 광주시 서구 토지 매입 과정 전반을 살펴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기씨 부자는 2015∼16년 광주시 서구 금호동 일대 논·밭 등 농지가 포함된 토지 10여 필지를 수십억 원을 들여 매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허위로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기씨는 해외리그 활동으로 '경자유전'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기성용 해외 체류, 文은 서울서 정치활동

    기씨 부자에게는 땅 일부를 차고지 등으로 임대하면서 농지 일부를 불법적으로 형질변경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와 관련, 기성용 씨는 이날 오전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무지에서 비롯한 명백한 제 잘못"이라며 "수사에 진실되게 잘 임하고,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혐의 일부를 인정했다. 다만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부동산 투기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기씨가 해외 체류 중 농지를 취득하고 불법적으로 형질변경했다는 것은 문 대통령의 사저 의혹과 유사한데, 기씨만 LH 사태 이후 '본보기' 수사 대상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병태 "가짜 영농계획서, 뭐가 다르나"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문재인(대통령)의 가짜 영농계획서나 기성용의 그것이나 뭐가 다르다고 문재인·김정숙은 농지법 위반 투기 의혹 수사 안 하고 기성용만 하나?"라며 "기성용이 외화 벌어서 한국에 투자하면 애국이지, 뭘 더 바란다고 이런 죄목을 씌워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경찰은 기씨 부자가 농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받은 서구청 민원 담당 공무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하는 등 농지법 위반과 불법 형질변경 등 입건 혐의를 규명 중이다. 투기 의혹과 관련해서도 "전반적으로 관련 내용을 살펴볼 계획"이라며 수사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문 대통령이 작성한 농업경영계획서를 받은 양산시 하북면사무소 관계자는 소환조사하지 않았다.

    의혹 쌓인 文 양산 사저… 주민들은 반발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양산 농지를 매입하면서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서에 자신의 영농 경력을 11년으로 적고 영농거리는 공란으로 표기했다. 또 1년 만에 이 농지를 주택 건축 용도로 사용 가능한 '대지'로 형질을 변경했다.

    이에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은 그간 국회의원·대선후보·당대표 등을 거치며 자경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허위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해 3기 신도시 지역 농지를 사들인 LH 직원들의 수법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한편 양산군 하북면 주민들은 이달 초 문 대통령 사저 경호시설 공사에 반발하고 나섰다. 하북면주민자치위원회·이장협의회를 비롯한 16개 주민단체는 지난 21일 하북면 곳곳에서 '대통령 사저 건립 반대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에는 '평화로운 일상이 파괴되는 사저 건립을 중단하라' '주민 의사 반영 안 된 사저 건립 원천무효' 등의 문구를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