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국립극단
    ▲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국립극단
    입체파 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예술은 영혼에 묻은 일상의 먼지를 씻어준다"고 했다. 한 주를 마무리하는 금요일,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밝혀줄 연극, 오페라 등 풍성한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4월 9일 개막하는 문화예술계 소식을 전한다. [편집자주]

    ◇ 다시 찾아온 국립극단 대표작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국립극단(단장 겸 예술감독 김광보)이 5월 9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대표 레퍼토리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을 공연한다. 11일 공연 종료 후에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예정돼 있으며, 매주 목요일 중국어, 일요일 영어 자막 서비스가 제공된다.

    2015년 초연된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중국 원나라의 작가 기군상이 쓴 고전 희곡을 연출가 고선웅이 직접 각색·연출했다. 2020년 국립극단 70주년 기념 라인업으로 편성됐으나 코로나19 상황으로 단 일주일 동안만 관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작품은 '조씨고아'가 아닌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식까지 희생한 '정영'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평범한 인물이 신의를 지키려는 모습을 통해 대의 앞에서 고뇌하는 인간 본성과 내적 충돌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정영' 역의 하성광 등 원년 멤버들과 함께 박용수·김영·임형택이 새롭 합류해 각각 영공·공손저구·조순 역으로 분한다. '조씨고아' 역에는 초연부터 원숙한 연기를 보여준 이형훈과 지난해 처음 참여한 홍사빈이 더블 캐스팅됐다.
  • ▲ 오페라 '맥베스' 공연 장면.ⓒ국립오페라단
    ▲ 오페라 '맥베스' 공연 장면.ⓒ국립오페라단
    ◇ 콘서트로 만나는 주옥 같은 아리아, '오페라 여행'

    국립오페라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형식)은 9~1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콘서트 '오페라 여행'을 연다. 11일 오후 3시 공연은 온라인 영상서비스 크노마이오페라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로 무료 제공한다.

    이번 무대는 벨리니 '청교도',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 '아틸라' '맥베스'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푸치니 '마농 레스코',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칠레아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구노 '파우스트', 마스네 '베르테르' 등 다양한 명작 오페라 속 아리아로 구성해 진행한다.

    그동안 한국 무대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역작을 주축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애호가는 물론 초심자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했다. 이 중 일부 작품은 관객의 반응과 완성도 등을 고려해 풀편성 전막 오페라로 확장, 2022년 정기공연 무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출연자는 비대면 동영상 오디션을 통해 전원 발탁됐다. 370여 명의 성악가가 동영상 오디션에 참가했으며, 최종 47명의 발탁돼 무대에 오른다. 김주현 지휘의 코리아쿱오케스트가 음악을 맡고, 장수동 연출이 합류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펼친다.
  • ▲ '야진연' 공연 장면.ⓒ국립국악원
    ▲ '야진연' 공연 장면.ⓒ국립국악원
    ◇ 119년 전 어둠 밝힌 궁중 잔치, 국립국악원 '야진연'

    국립국악원이 개원 70주년을 기념해 '야진연(夜進宴)'을 오는 14일까지 예악당 무대에 올린다. 1902년 4월 대한제국 황제 고종의 기로소(耆老所, 조선시대 조정 원로들의 예우를 위해 설치한 기구) 입소를 축하했던 진연 중 밤에 열었던 잔치를 재해석했다.

    당시의 진연은 국립국악원이 소장한 '임인진연도병'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전체 10폭의 그림 중 8폭에는 '야진연'의 모습이 담겼다.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 아래 아름다운 궁 안에서 달빛과 별빛으로 물든 왕실의 잔치를 12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판타지로 풀어냈다.

    이번 '야진연'은 경운궁(지금의 덕수궁) 함녕전에서 저녁 잔치로 거행됐던 진연 중 의례를 제외하고 음악과 춤을 중심으로 재창작됐다. 12종목의 궁중무용은 제수창·장생보연지무·쌍춘앵전·헌선도·학연화대무·선유락 등 6종목으로 축소하고 정동방곡을 시작으로 여민락·수제천·해령 등 궁중음악의 정수를 담았다.

    공연은 무대미술과 무대 영상디자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조수현 감독의 첫 연출작이다. 전통의 원형은 최대한 살리면서 무대 위 표현 기법은 첨단기술을 접목시켰다. 조수현 연출은 LED 스크린으로 무대를 둘러싸 '기로소'를 무릉도원의 세계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