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8일 날씨뉴스 유튜브 영상에 "속상하지만 괜찮아‥" 문구 달려"날씨가 화창한 게 왜 속상해?" 앞뒤 안 맞는 멘트에 네티즌 비난 '폭주'
  • 4.7 재·보궐선거 다음날인 8일 MBC가 날씨뉴스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리면서 "속상하지만 괜찮아… 봄이야"라는 제목을 달아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이날 오전 박하명 기상캐스터가 '뉴스투데이'에서 전한 출근길 날씨뉴스에 "속상하지만 괜찮아… #봄이야"라는 제목을 붙여, 날씨 버라이어티 채널인 '오늘비와?'에 업로드했다.

    '썸네일'에도 동일한 자막이 달린 이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자, "MBC와 기상캐스터가 자신들의 '정치색'을 드러냈다"는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다수 네티즌들은 "'화창한 봄날씨에, 공기마저 깨끗하다'는 굿뉴스를 전하면서 왜 속상하다고 하는 건지 영문을 모르겠다"며 "혹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해서 속상한 것이냐" "공영방송에서 이게 할 말이냐"는 질타를 이어갔다.

    하필 선거 다음날 "속상하지만 괜찮아"… 네티즌 "정치색 짙다" 질타

    박 캐스터는 1분 11초 가량 되는 이 영상에서 14초경 "늘 조심해야 하는 시기에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화창한 봄날씨가 도래했음에도 코로나19로 자유롭게 바깥 나들이를 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나 '아쉽다'는 말과 '속상하다'는 말의 뉘앙스는 천양지차라는 게 네티즌들의 중론. 이에 네티즌들은 "공영방송이 아니라 사심방송이라고 불러야 할 판"이라며 "하다하다 이젠 일기예보까지 정치색을 띄냐"고 개탄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커뮤니티에도 MBC와 박 캐스터를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s****은 "아예 검은 옷을 입고 나와서 하지?"라고 비꼬았고, 푸***는 "뭐가 속상하다는 걸까요? 생태탕을 못 이겨서 속상할까요? 아무리 우겨도 이제는 국민들이 두 번 속지 않는다는 걸 저들이 깨달아야 할텐데"라고 말했다. 

    코*은 "어이없는 방송이네. 이게 진짜라고!!??? 지들 기분까지 왜 우리가 알아야 해?? 정신나갔다"고 비난했고, 꼭***은 "일기는 방송이 아닌 일기장에 쓰라"는 충고를 건넸다. 

    이외에도 "인지부조화 중인 엠XX" "기울다 못해 완전 엎어진 방송" "여론을 읽지 못하고 권력만 따라간다" "날씨에도 정치색을 드러내는 엠XX! 앞으로 쭉 속상한 일이 많을텐데 어쩌냐" 등 MBC의 방송 행태를 비난하는 갖가지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오늘비와?' 운영진은 "박하명 기상캐스터가 아침 방송을 맡은 지 나흘째밖에 안 돼 방송이 매우 불안정하다"며 "오늘 첫 번째 방송에서 유독 실수가 많아 본인의 날씨 방송에 대해 속상한 점이 있었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제목을 붙인 점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박 캐스터는 "그야말로 봄입니다. 화창한 봄날씨에 햇살이 쏟아지는 데다가…"라고 말하다가 "어…"라고 잠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오늘 공기까지 깨끗할텐데요. 오후에는, 가벼운 산책이라도 즐겨보시는 게 어떨까요"라는 다소 어색한 말을 이어갔다.

    따라서 이런 실수 때문에 박 캐스터가 자신의 날씨 방송에 대해 '속상하다'는 표현을 썼다는 게 MBC 측의 주장이었다.

    박하명 "준비한 멘트, 제대로 구사 못해 속상… 정치적 표현 아냐"

    논란에 휩싸인 박 캐스터도 해명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날씨 멘트를 정말 정성껏 준비했는데 통으로 까먹고 제대로 버벅거려서 속상한 날이었다"며 "오해가 없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저는 그 어떤 정치 성향도 표하려는 뜻이 없다"는 말을 덧붙여,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와 무관한 멘트였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해명과 사과에도 네티즌들의 비난 댓글이 끊이지 않자 결국 MBC는 해당 영상을 유튜브에서 삭제했다.

    한동대 출신으로 한때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던 박 캐스터는 2018년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MBC 기상캐스터가 됐다. 현재 MBC '뉴스투데이'에서 날씨 뉴스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트로트의 민족'에 출연해 높은 호응을 얻었으나, 지난달 25일 성희롱 논란에 휘말린 개그우먼 박나래를 응원하는 댓글을 달아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사기도 했다.

    [사진 출처 = MBC 유튜브 날씨 버라이어티 채널 '오늘비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