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선거운동 첫 일정 '편의점 알바'… 알바생에겐 "힘들 것 같다"점주에겐 '무인슈퍼' 건의… 네티즌 "알바생 자르라는 건가" 비난
  • ▲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첫 일정으로 서울 마포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야간 업무를 도우며 아르바이트생과 대화를 나누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이종현 기자(사진=박영선 캠프)
    ▲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첫 일정으로 서울 마포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야간 업무를 도우며 아르바이트생과 대화를 나누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이종현 기자(사진=박영선 캠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후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고충을 들은 뒤 편의점 점주에게 '무인슈퍼'를 건의해 논란이 일었다.

    야간에는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해 인건비를 아끼고, 대신 낮에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임금을 더 주자는 것이 박 후보의 취지다. 그러나 야간 아르바이트생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알바생 힘들 것 같다"더니… 점주에게 '무인슈퍼' 건의

    박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첫 일정으로 서울 마포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 체험을 했다. 박 후보는 이날 새벽 0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물건 진열 방법을 배우고 손님들에게 물건을 직접 파는 등 편의점 업무를 보조했다.

    박 후보는 이 과정에서 아르바이트생에게 업무·수면시간, 한 달 벌이, 월세 등을 물었다.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한 달 생활을 하는 것인가. 조금 힘들 것 같다"고 걱정한 박 후보는 청년층을 위한 자신의 공약을 설명했다.

    박 후보는 그러나 정작 편의점 알바 체험 뒤 '편의점 점주에게 무인슈퍼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무인슈퍼를 운영하면 아르바이트 인력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박 후보는 "코로나 이후 제일 힘들 소상공인, 자영업, 청년들 생활에서 느끼는 아픔과 고단함을 몸소 느끼고 싶었다"면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때 스마트상점·무인스토어를 보급하고 확산시켰는데, 이런 것을 점주에게 건의했다"고 말했다.

    '무인슈퍼'와 관련, 박 후보는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자정부터 아침 7시까지 무인으로 가게가 돌아가면 낮에 알바생 시간을 줄이면서 밤에 올라가는 매출만큼 더 지불하면 된다"면서 "알바생이 덜 피곤하니까 손님한테 더 친절해진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또 "점주분도 그렇다면 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 이야기를 아르바이트생에게도 했다"며 "밤에 올빼미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박 후보를 비난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부동산 관련 최대 규모 네이버 카페 '부동산 스터디'와 박 후보 관련 기사 댓글 등에는 "편의점 주인들이 낮에는 직접 일하고 밤에만 주로 아르바이트생을 쓴다. 일이 힘드니까 무인 점포를 운영하자는 것은 그냥 아르바이트 일자리 없애자는 것과 같은 이야기다" "아르바이트생 고충을 듣고 그냥 자르라는 것 아닌가" 등의 내용이 올라왔다.

    野 "박영선, 공감능력 전혀 없는 '달나라 사람' 이야기" 

    많은 정치인이 선거철 서민 물가를 몰라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정몽준 전 의원은 2008년 6월27일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생방송 TV토론에서 "버스 기본요금이 얼마인가"라고 물은 공성진 전 의원의 질문에 "굉장히 어려운 질문을 했는데, 요즘 카드로 타면 한 번 탈 때 한 70원 하나?"라고 답했다. 당시 요금은 1000원이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도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한 2018년 5월28일 한 방송에서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이 얼마인지를 묻는 질문에 "1250원인데 교통카드를 찍으면 1150원"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당시 지하철 기본운임(10km 이내)은 선불·후불 교통카드 기준 1250원이었다.

    김철근 국민의힘 서울시장보궐선거 선대위 대변인은 25일 논평에서 "박 후보가 장관 시절 추진한 스마트 무인 편의점으로 인해 일자리가 현격하게 줄었고, 코로나 사태 이후 구직에 어려움을 느끼는 일자리 2위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라는 통계도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거기다 스마트 무인 점포 인프라가 완벽히 갖춰지지 않아 주류·담배에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노출될 우려와, 현장 물품 절도 등 대응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받는 설익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힘든 청년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는 발언"이라고 질타한 김 대변인은 "공감능력이 전혀 없는 달나라에서 온 사람의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 배우자 '도쿄 아파트' 논란 여전 

    한편 박 후보 배우자가 보유했다 지난 2월 처분한 일본 도쿄 아파트가 '호화 아파트'라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박 후보는 이 아파트를 두고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2008년 회사에서 쫓겨나 일본으로 갔고, 거기서 직장을 구해서 아파트를 구입한 것"이라며 "소형 아파트'라고 했다. 

    그러나 이준석 국민의힘 서울시장후보 캠프 뉴미디어본부장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 후보가 20평 정도 되는 소형 아파트라고 했다"면서 "그러나 도쿄 평균 주택면적이 65.9 ㎡이며 도쿄 인구의 20%는 19.7㎡보다 작은 곳에 사는데, (박 후보가) 신고한 걸 보면 전용면적이 71㎡로 21.5평 정도 된다"고 전했다.

    박 후보 측은 '초호화 아파트' 등 의혹을 제기한 이 본부장 등을 지난 23일  허위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모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