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전초전' 골든글로브 시상식서 외국어영화상 수상 '쾌거''비영어권 대사' 절반 넘으면 외국어영화로 분류… 작품상 수상 '불발'
  • 관록의 여배우 윤여정이 열연한 영화 '미나리(Minari)'가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 OSCAR)'과 함께 미국 영화 양대 시상식으로 꼽히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Golden Globe Awards)'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 1일 오전 10시(한국시각), 미국 뉴욕 레인보우 룸과 LA 베벌리 힐즈 힐튼 호텔에서 동시에 개최된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시상자만 실제로 참석하고, 후보자와 수상자는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이삭 감독 "제 딸이 '미나리'를 만든 이유"


    이날 '미나리'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트로피를 들어올린 정이삭(리 아이작 정, 사진) 감독은 영상을 통해 "먼저 영광스러운 트로피를 안겨준 할리우드 외신 기자협회와 우리 팀에게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모든 미나리 패밀리와 배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김, 노엘 조, 윌 패튼, 그리고 크리에이티브 팀, 크리스티나 오(프로듀서), 라클란 밀른(촬영감독), 에밀 모세리(음악감독), 해리 윤(편집감독), 이용옥(프로덕션 디자이너), A24와 플랜B 모두 고맙습니다."


    특히 정 감독은 "지금 보고 계실 친척들과 부모님, 누나 그리고 저기 옆에서 지켜봐준 저의 아내에게 고맙다"면서 "여기 함께한 저의 딸이 제가 이 영화를 만든 큰 이유"라고 자신의 가족에게 공을 돌렸다.

    정 감독은 "'미나리'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가족의 이야기"라며 "그 언어는 단지 미국의 언어나 그 어떠한 외국어보다 깊은 진심의 언어(Language of Heart)"라고 강조했다.

    이에 "저 스스로도 그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물려주려고 한다"고 밝힌 그는 "특히 올해, 서로가 이 사랑의 언어를 통해 말하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는 가슴 뭉클한 소감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HFPA)'가 주최하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임박한 시기에 열려 아카데미 결과를 예측해보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실제로 지난해 골든 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Parasite)'이 '오스카'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어 '미나리'의 오스카 입성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미나리'의 수상 소식을 접한 외신들은 골든 글로브 주최 측이 엄연한 '미국 영화'를 '외국어영화'로 분류해 시상한 것을 문제삼으며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이 아니라 작품상을 받아야 할 영화"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나리'를 연출한 리 아이작 정(Lee Isaac Chung) 감독은 미국인이고, 이 영화는 미국 업체 '플랜B(Plan B Entertainment)'가 제작한 영화"라며 "그럼에도 외국어영화상 부문에만 후보로 올라 작품상을 받을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AP통신은 "주최 측이 비영어권 대사가 50% 이상일 경우 외국어영화로 분류한다는 규정에만 근거해 '미나리'의 작품상 수상 자격을 빼앗았다"고 지적했고, dpa통신은 "'미나리'는 이번 골든 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된 유일한 미국 영화였다"고 비꼬았다.

    끝없는 수상 행진… 여우조연상 26관왕 '大기록'


    '미나리'는 '제36회 선댄스 영화제(The Sundance Film Festival)'에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것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고, '미국영화배우조합상(Screen Actors Guild Awards)'에서 '앙상블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에 후보에 오르는 등, 전 세계 75관왕 157개 노미네이트를 기록했다.

    특히 조연으로 참여한 윤여정은 ▲선셋필름서클어워즈(Sunset Film Circle Awards, SFCA) ▲보스턴 비평가협회상(Boston Society of Film Critics Awards, BSFC) ▲LA 비평가협회상(L.A. Film Critics Association Awards, LAFCA)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상(The Alliance of Women Film Journalists, AWFJ) ▲노스캐롤라이나 비평가협회상(North Carolina Film Critics Association Awards, NCFCA) ▲오클라호마 비평가협회상(Oklahoma Film Critics Circle Awards, OFCC)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비평가협회상(Greater Western New York Film Critics Association Awards, GWNYFCA) ▲콜럼버스 비평가협회상(Columbus Film Critics Association Awards) ▲샌디에이고 비평가협회상(San Diego Film Critics Society's Awards) ▲뮤직시티 비평가협회상(Music City Film Critics Association Awards) ▲디스커싱 필름 비평가협회상(Discussing Film Critics Awards) ▲샌프란시스코 비평가협회상(San Francisco Film Critics Circle Awards, SFFCC) ▲세인트루이스 비평가협회상(St. Louis Film Critics Association Awards) ▲전미 비평가위원회상(National Board of Review of Motion Pictures Awards) ▲노스텍사스 비평가협회상(North Texas Film Critics Association Awards) ▲뉴멕시코 비평가협회상(New Mexico Critics Awards) ▲캔자스시티 비평가협회상(Kansas City Film Critics Circle Awards) ▲뉴욕 온라인 비평가협회상(New York Film Critics Online Awards) ▲미국 흑인 비평가협회상(Black Film Critics Circle Awards, BFCC) ▲골드 리스트 시상식(Gold List Awards) ▲워싱턴 D.C. 비평가협회상(Washington D.C. Area Film Critics Association Awards) ▲시애틀 비평가협회상(Seattle Film Critics Society Awards) ▲팜스프링스 국제 영화제(Palm Spring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아이오와 비평가협회상(Iowa Film Critics Association Awards) ▲사우스이스턴 비평가협회상(Southeastern Film Critics Association Awards) ▲밴쿠버 비평가협회상(Vancouver Film Critics Circle Awards) 등에서 '파죽지세' 수상 행진을 이어가며 전 세계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가 기다린 원더풀 스토리… '미나리'


    '미나리'는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배우들의 환상적 연기 호흡으로 사랑스럽게 그려낸 작품이다.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 시리즈, '옥자', '버닝'을 통해 세계적인 배우로 거듭난 스티븐 연(Steven Yeun)이 가족을 위해 농장에 모든 힘을 쏟는 아빠 '제이콥' 역으로 분했고, 영화 '해무', '최악의 하루'와 드라마 '청춘시대', '녹두꽃',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한예리가 낯선 미국에서 가족을 이끌며 다독여주는 엄마 '모니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또한 '할머니 같다'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은 잘 아는 할머니 '순자' 역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넘나들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 중인 윤여정이 맡았다.

    여기에 할머니와 최상의 '티키타카'를 선보이는 장난꾸러기 막내 '데이빗(앨런 김)', 엄마를 위로할 줄 아는 속 깊은 딸이자 어린 동생의 든든한 누나 '앤(노엘 케이트 조)'까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캐스팅된 아역 배우들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연출과 각본은 영화 '문유랑가보(Munyurangabo)'로 '제60회 칸 영화제(Festival de Cannes)'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후보에 오른 리 아이작 정(Lee Isaac Chung) 감독이 맡았고, 제작은 '문라이트(Moonlight)', '노예 12년(Twelve Years a Slave)' 등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탄생시킨 브래드 피트(Brad Pitt)의 제작사 '플랜B(Plan B Entertainment)'가 맡았다. 북미 배급은 '문라이트', '룸(Room)', '레이디 버드(Lady Bird)', '더 랍스터(The Lobster)', '플로리다 프로젝트(The Florida Project)' 등 수차례 오스카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A24가 맡았다.

    주연 배우로 출연한 한국계 할리우드 스타 스티븐 연은 브래드 피트와 함께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사진 및 자료 제공 = 판씨네마 / 국외자들 /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DUBAI one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