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여성 국회의원이 감독 시절 선수 폭행" 靑 청원 파문…임 의원, 라디오서 "사실무근"
  • ▲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창회 기자
    ▲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창회 기자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을 지낸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감독 시절 선수를 폭행했다는 폭로에 "난 여성감독으로서 약자였다"며 "39년 동안 한 번도 매를 든 적이 없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스포츠계와 연예계의 이른바 '학폭(학교폭력) 미투'가 연일 터져 나오면서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임 의원이 처음으로 폭행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 與 여성 국회의원이 선수 폭행"

    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폭행 의혹에 "'아니면 말고 식'의 표현 같다"며 "(폭로) 내용을 봤더니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가대표 출신인 여권 여성 현직 국회의원이 모 시청 구기종목 감독으로 재직 시 소속 선수를 폭행해 심각한 상처를 남긴 일이 있었다"는 글이 올라와 파문이 일었다. 민주당 내 여성 체육인으로서 지도자 경력이 있는 인물은 임 의원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원인은 "당시 협회 차원 대질심문과 사진자료 확인까지 마쳤지만 동료 체육인들의 전방위 로비로 당시 언론 보도는 막았던 것으로 기억된다"며 "모 실업팀 주전으로 활동 중인 선수는 여전히 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으리라 사료된다. 배구계에서 촉발된 폭행 미투가 이번 현직 국회의원의 과거 또한 투명하게 검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썼다.

    임오경 "39년 간 선수들에게 매든 적 없다" 반박

    이에 진행자가 '피해호소문이 사실이냐'고 묻자, 임 의원은 "아니다. 사진 자료까지 다 확인을 마쳤는데 전방위의 로비로 언론(보도)을 막았다? 저는 여성 첫 감독이었다"며 "그 당시 현장에서는 약자였다. 여성이라는 구기종목 감독이 흔치 않았기 때문에 제가 여성 감독을 최초로 할 때 많은 아픔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신고가 들어온 게 없었고 협회에 가서 대질질문도 해 본 적도 없었다"며 "지금도 모든 제자들과 연락을 하고 지내는데, 스승과 제자 사이에 흠집을 내려고 누군가가 이렇게 악의적으로 하는 것 같다"며 청원 글이 허위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진짜 가족처럼 편하게 지냈고 제 목숨만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어떠한 오해가 있을 수 있겠다"며 "39년이란 시간 동안 선수들에게 매를 들어서 훈육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데 저한테 폭행사실을 말 하니까 '내가 진짜 어떠한 걸 했었나?'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 마음이 아픈 것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임 의원은 법적대응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실 무근인 일을 가지고 대응을 하게 되면 비인기종목이라는 핸드볼이 계속 오픈되고, 선수들과 제자들 사이에서 더 이슈가 될 것"이라며 "이 정도 사안 가지고 제3자가 올린 걸 가지고 법적대응을 해야 하는 건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2008~2019년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으로 재직

    앞서 임오경 의원 측은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입장문을 내고 "악의적 청원이다. 기재된 내용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작성자도 폭행의 당사자라는 본인이 아닌 제3자의 글"이라며 "대한체육회 확인 결과 해당 내용에 대해 핸드볼협회로부터 보고된 것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임 의원은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으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실제 모델이다.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으로 재직했으며, 지난해 1월 더불어민주당 15번째 인재로 영입됐다. 이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경기 광명시갑 후보로 전략공천돼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