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황하나 '마약 공급 루트' 확인에 수사력 집중황하나가 언급한 마약 공급원 '부산 오빠'는 누구?
  • ▲ 집행유예 기간 중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황하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가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앞서 황 씨는 2019년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정상윤 기자
    ▲ 집행유예 기간 중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는 황하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가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앞서 황 씨는 2019년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정상윤 기자
    집행유예 기간 또다시 필로폰에 손을 댄 의혹을 받는 황하나(33·사진)가 지난 7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전격 구속되면서 경찰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황하나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황하나가 누구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투약했고, 숨진 남편(오OO·29)과 지인 남OO(29) 씨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경찰은 황하나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바늘에 찔렸다"며 마약 투약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나, 황하나가 지인들과 나눈 '대화 녹취록'과 남편 오씨의 진술, 황하나의 DNA가 묻은 '일회용 주사기' 등 마약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황하나 지인 남씨, '바티칸 킹덤' 하수인으로 밝혀져


    특히 경찰은 황하나와 마약 공급책 '바티칸 킹덤'과의 연관성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따르면 황하나와 같은 날 구속된 아이디 '바티칸_킹덤' 이OO(26) 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류 판매 광고를 올려 전국적으로 마약류를 판매한 국내 최대 규모 '마약 공급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판매 총책과 중간 판매책, 소매책까지 거느리며 조직적으로 마약을 유통시켜왔는데, 이씨에게서 마약을 받아 판매한 인물 가운데 황하나의 지인인 남OO 씨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바티칸 킹덤'이 남씨를 통해 황하나와 접촉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특히 이씨에게 마약을 공급한 아이디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42) 씨의 국내 송환이 임박한 만큼 박씨의 조직과 황하나와의 연관성을 캐내는 데 남은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남편에 대한 '허위진술 강요' 의혹도 밝혀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황하나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오씨, 남씨 등과 함께 수원 모처에서 필로폰을 수회 투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황하나가 2019년 7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는 점에서, 그 이전부터 투약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함께 투약한 공범들도 수사 대상이다. 지난해 9월 마약 투약 사실을 경찰에 자백한 후 검찰로 송치된 오씨는 지난해 12월 24일 사망했고, 또 다른 공범 남씨는 같은 달 17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황하나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증인' 두 사람이 조사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대화 녹취록에 언급된 지인 A씨와, 황하나의 혐의를 제보한 지인들을 중심으로 정확한 투약 시기와 횟수, 다른 공범의 유무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오씨의 녹취록에 나온 것처럼 실제로 황하나가 남편 오씨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했는지 여부도 이번 수사에서 밝혀야 할 주요 포인트 중 하나다.

    오씨는 사망 이틀 전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남씨의 억울함을 풀어주려고 경찰서에 간다"고 말했다. 특히 오씨는 지난해 9월 황하나의 부탁을 받고 경찰에 허위진술을 했다며 당시 '잠든 황하나에게 몰래 필로폰 주사를 놨다'고 했던 건, 거짓말이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씨는 이날 실제로 서울 용산경찰서를 찾아가 관련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씨의 피의자신문조서를 토대로 황하나의 허위진술 강요 의혹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지난 연말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남씨와 오씨가 '같은 이유'로 이러한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일단 타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남씨가 '바티칸 킹덤'의 하부 조직원으로 활동한 만큼 휴대전화 분석 등을 통해 해당 조직의 관련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황하나 마약 공급원 '부산 오빠'와 'DJ 오씨'는 누구?


    경찰은 '마약왕'으로 불리는 박왕열 씨의 국내 조직을 일망타진한 상황이다. 최근 마약 공급책 '바티칸 킹덤'을 비롯해 마약 유통·판매업자 28명을 검거하면서 사실상 조직의 주요 유통·판매 기능을 마비시켰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황하나를 통해 제3의 인물이 수사망에 오를 수도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 중이다.

    일단 황하나가 마약을 공급받는 루트가 여러 개일 것으로 보고, 또 다른 공급책이나 중간 판매책, 소매책 등은 없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2009년부터 대마 등 마약류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진 황하나는 그동안 경찰 수사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다양한 마약 공급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 황하나가 여대생 조OO 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을 당시 이들에게 마약(에칠론)을 공급한 인물은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YGX 소속 DJ(오OO 씨)였다.

    당시 황하나는 조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 "아끼면서 하기 싫다. 오늘 1g씩 사자"며 "'부산 오빠'에게 말해 바로 받겠다"고 말했다.

    이때 언급한 '부산 오빠'가 오씨였는지는 확실치 않다. 해당 DJ는 당시 23살로 황하나보다 나이가 어렸다. 따라서 '부산 오빠'는 일종의 공급책이고, 오씨는 중간 판매책이나 소매책으로 활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오씨가 조씨에게 에칠론을 공급한 사실은 유죄 선고를 받은 조씨의 판결문에 나온다. 여기에는 황하나가 조씨의 팔에 직접 주사까지 해줬다는 내용도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황하나와 오씨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별다른 조사조차 받지 않고 풀려났다.

    이후 이 사건을 수사했던 담당 경찰이 일반인의 청탁을 받고 황하나 등 7명을 무혐의 처분한 사실이 드러나, 2019년 직무유기·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황하나, 절친한 마약공급원 찾아가 '마약人 명단' 건네"


    2017년에는 황하나가 중국 마카오에서 만난 마약 공급원 이OO 씨에게 '마약 연예인 리스트'를 건넸다는 기록도 있다. 이 사실은 2019년 5월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처음 불거졌다.

    이 사실을 언론에 제보한 환전업자 B씨는 "당시 박유천과 동행한 황하나가 이씨에게 마약을 한 연예인 명단을 건네주며 '이걸로 검찰과 거래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자신의 상관이었던)이씨는 아동 성매매 및 원정 성매매 알선 혐의로 수배된 상태였다"며 "따라서 마약 연예인 리스트로 검찰과 딜을 하라는 게 황하나의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씨는 황하나에게 마약을 공급했던 일원 중 한 명이었다. 따라서 2015년 황하나가 친분을 과시했던 마약 공급원 '부산 오빠'와 동일 인물일 가능성도 제기 된다. 이후 이씨는 2019년 1월 수사기관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산 마약, 수도권·경남 중심으로 유통


    경찰 수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아이디 '마약왕 전세계'를 최상위 공급책으로 둔 이 조직은 부산 경남 지역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바티칸 킹덤' 등 유통·판매 조직을 소탕한 곳이 경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고, 그동안 중간판매책으로 활동한 혐의로 기소된 진OO 씨와 유OO 씨 모두 부산과 대구 등 경상도 지역에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그것이 알고 싶다'에 등장한 전 조직원 이OO 씨도 서울과 경상도를 오가며 30차례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유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