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부적격' 정의당 당론 채택…"생명과 안전에 저급한 인식·노동감수성 결여"
  • ▲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 ⓒ뉴시스
    ▲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 ⓒ뉴시스
    정의당이 24일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후보자와 관련한 '부적격 판단'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여·야는 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끝내 채택하지 못한 채 회의 일정을 오는 28일로 연기했다.

    심상정 "국민 공분일으킨 발언, 단순 말실수로 보기 어려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4일 상무위원회의에 출석해 "정의당은 청문회 과정과 국민의 뜻을 종합해 변창흠에 대해 부적격하다고 판단했다"며 "변 후보자의 정책과 전문성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부적격 판단을 내린 것은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그의 발언이 단순한 말실수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심 의원은 "일련의 문제발언을 통해 드러난 후보자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저급한 인식과 노동인권감수성 결여는 시대정신과 역행하고 국민정서와 크게 괴리된다"고 지적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의혹을 옹호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정의당이 변 후보자를 '데스노트'에 올린 것이다. '데스노트'는 정의당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한 문재인정부 인사들이 대부분 낙마하면서 생긴 용어다. 

    국민의힘·정의당 반대에 청문보고서 채택 연기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해 열린 국회 국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과 정의당, 그리고 민주당의 의견은 엇갈렸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제기된 의혹들이 명쾌하게 해명되지 못했고 오히려 의혹이 짙어졌다"고 변 후보자를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전문성은 긍정적으로 판단하지만 국민의 공분을 일으킨 발언은 단순 말실수가 아니다"라며 "시대착오적이고 국민정서와 괴리돼 있다. 치명적인 결격사유"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변 후보자를 감싸며 국민의힘과 정의당에 청문보고서 합의채택을 종용했다. 박영순 민주당 의원은 "변창흠 후보자는 식견과 소신을 가진 능력 있는 후보자라는 점이 확인됐다"며 "(장관을 뽑는 것이지) 신을 뽑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감쌌다.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회의 중 이동하며 휴대전화 카메라로 야당 의원들을 촬영한 것이다. 이에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회의 중에 일어나 동료 의원들 사진을, 특히 야당 의원들 사진만 찍는 이유가 뭐냐"고 항의했다. 김 의원은 "공개된 자리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뭐가 문제냐. 역사적인 기록을 하려고 그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3시간여 논의 끝에 여야는 오는 28일로 청문보고서 채택을 연기했다. 여야 간사는 청문보고서를 좀 더 가다듬고 보고서 채택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섭섭한 민주당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반대"

    청문보고서 채택이 연기된 가운데 민주당은 정의당의 임명 반대에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변 후보자가 설화에 휘말린 것은 맞지만, 이게 장관 임명까지 못할 사유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사죄의 말도 수차례 했고, 이후에도 유족들에게 사죄하겠다고 하는데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반대하는 모습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창흠 후보자는 2016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 건설안전사업본부 회의에서 구의역 청년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걔(구의역 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거잖아요"라고 언급했다. 변 후보자의 발언은 구의역 사고가 개인과실이었다는 취지로 해석되며 논란이 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하루 전날인 지난 22일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농성 중인 김용균 씨와 이한빛 PD 유족을 찾아 사과했다. 하지만 유족들과 함께 자리를 지키던 정의당 인사들은 "우리에게가 아닌 구의역 유족들에게 사과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