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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원 195만명, 전 세계 기업·정부조직에 침투"… 명단 공개 일파만파

"보잉·화이자·HSBC·SC은행·英 영사관에까지 포진"… 폼페이오 "美 정부도 예외 아니다" 경고

입력 2020-12-15 17:10 | 수정 2020-12-15 17:21

우리나라에는 과연 없을까?

▲ [베이징=AP/뉴시스] 지난 10월 29일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에서 열린 제19기 5차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최근 영국·호주 언론들을 중심으로 중국 공산당원들이 세계 주요 기업과 정부기관까지 침투해있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인다. ⓒ뉴시스

중국 공산당 조직이 전 세계 주요 기업은 물론 정부기관에까지 침투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었다. 지난주 '더오스트레일리안'과 '스카이뉴스' 등 호주 매체와 '선데이메일' 등 영국 매체들은 195만 명의 중국 공산당원 명부가 유출됐다고 폭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4일 이 보도를 지렛대로 삼아 "미국기업과 정부 조직에도 중국 공산당이 침투했다"고 경고했다. 

보도를 종합하면, 이 명부는 2016년 4월 중국 반체제 인사들이 상하이 서버에서 빼내 방첩활동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9월 대중국 의회 간 연합체(IPAC, Inter-Parliamentary Alliance on China)에 이 명단이 유출됐고, 호주의 더오스트레일리안, 영국의 더선데이메일, 벨기에의 더스탄다르트, 스웨덴 기자 등이 IPAC으로부터 명단을 제공받아 2개월 동안 분석했다. 

IPAC은 지난 6월 출범해 현재 미국·영국·일본 등 전 세계 19개국, 150명의 국회의원이 모여 중국 대응책을 논의하는 단체다.

중국 공산당원 195만 명 명단에 7만9000개 당 지부까지 유출 

보도에 따르면, 명단에는 195만 명의 공산당원 이름은 물론 공산당 내 직위, 생일, 고유번호(ID), 출신 민족 등 세부 정보가 담겼다. 7만9000개에 달하는 공산당 지부망도 포함됐다. 

호주의 스카이뉴스는 "이와 같은 (대규모) 유출은 처음"이라며 "이 명단이 놀라운 것은 중국 공산당원이 호주·미국·영국 등 전 세계 어느 곳에 사는지 알려주기 때문만이 아니다. 공산당이 시진핑 주석 체제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 그 뚜껑을 열어줬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명단의 공산당 지부는 대규모 다국적기업은 물론 심지어 정부기관에까지 자리 잡은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이 포진한 기업 중에는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제조사인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HSBC·스탠다드차타드 은행 같은 금융기관도 포함됐다. 또 주중 영국영사관에서도 공산당원이 일한다. 그 중 한 명은 상하이 주재 영국영사관의 고위관리로 재직 중이다.

보잉·화이자·HSBC·스탠다드차타드 등 주요 기업에 침투

다만, 이 명단에 든 공산당원들이 실제로 간첩행위를 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이를 보도한 스카이뉴스는 "간첩행위 증거가 없다는 것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문제는 호주 정부 또는 이들 회사가 공산당원의 존재를 알았는지, 알았다면 자신들의 자료와 직원들을 보호할 조치를 했는지가 모호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선데이메일 역시 간첩행위의 증거가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대중국 강경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선데이메일은 토리당 당수를 지낸 이안 던컨 스미스 하원의원의 칼럼을 게재하고 "중국 공산당에 가입하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정당에 가입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공산당원들은 무엇보다 당에 충성하기로 맹세해야 한다. 뉴욕 마피아 집안에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혹평했다.

"간첩행위 증거는 없다지만… 당에 충성 맹세한 것은 문제 없나"

스미스 하원의원은 이어 "영국의 대기업과 학교들이 너무 순진해서 중국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절망적"이라고 개탄하면서 "HSBC가 중국 공산당 규정을 기꺼이 따르려는 기업 목록에서 1위에 오른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HSBC를 콕 집어 지목했다. 

실제로 HSBC는 지난해 말 홍콩 민주화 시위대 법률지원단인 스파크얼라이언스의 계좌를 폐쇄해 시위대의 공격을 받았다. 지난 6월에는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지지하는 견해를 내놨고, 이에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8월 홍콩 사태에 책임 있는 관리들과 거래하지 말 것을 이 두 은행에 요청했다.

▲ 영국 런던에 있는 HSBC 한 지점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 모습. 중국 공산당원을 채용했다고 지목된 HSBC는 관련 보도가 나온 후 대중 강경파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

폼페이오 "미국기업과 정부에도 침투했다"

한편, 미국은 이 보도를 인정하면서 중국을 때리는 지렛대로 삼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브레이트바트 편집장 알렉스 멀로우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디에서나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중국 공산당의 위협을 명확히 밝힌 것은 미국과 전 세계 지도자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중국 공산당원 195만 명이 전 세계에 걸쳐 기업과 정부 조직에 침투했다는 호주 매체 보도에 따른 견해는 뭔가"라는 멀로우 편집장의 질문에 따른 답변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은 우리의 학교에 침투해 연구 프로젝트에 돈을 투자하며, 우리의 고등교육기관을 끌어들였다"며 "그들은 이제 우리의 기업과 정부 조직에 침투한다. 우리는 여기에 맞서 싸우기 시작했고,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중국은 우리 의회와 주지사들에게도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이는 시진핑 주석이 계획했고 장기간에 걸쳐 열성적인 노력 끝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응… "미국이 사주한 보도, 언론이 속임수에 앞장서 유감"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영문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파이브아이즈가 중국 공산당에 관한 환상에 눈이 멀었다"며 사태 확산을 경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공산당원은 9000만 명이 넘는다"며 "중국 주재 외국 공관이 특별히 공산당원을 배제하지 않는다면, 직원들 중에 공산당원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공산당원이 외국 정부기관에서 일한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한 것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어 "대체로 공산당원들은 (일반인보다) 더 재능이 뛰어나, 외국 공관들이 공산당원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았다면 그 직원들의 평균수준은 중국사회의 중간수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산당원을 침입자나 스파이로 간주하는 것은 미국의 반중국 선동이 과잉흥분 상태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꼬았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이 같은 보도가 영국·호주 언론에서 시작된 것을 들어 미국이 조종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내놨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반중국 선동이 점점 초점이 흐려진다"며 "더욱 황당한 것은 미국은 포커페이스를 한 채 분명한 사실을 파이브아이즈의 소설로 바꾼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영국과 호주 매체의 보도가 거짓이며, 미국이 정보동맹인 파이브아이즈 회원국인 영국과 호주를 사주해 반중국 선동을 벌인다는 주장이다. 

"서구 언론이 이와 같은 기만적 술수가 대중에게 퍼지도록 한다는 것이 크게 유감스럽다"고 개탄한 글로벌타임스는 "서구의 타락상이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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