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전한데 내수 위해 소비쿠폰 살포… 野 "文정부, 대면소비 부추기다 방역위기 자초"
  •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63명 발생한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63명 발생한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데일리 DB
    우한코로나(코로나19)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내수 부양을 이유로 뿌린 문화·여가 소비 쿠폰이 지난 10~11월 한 달간 총 162만 장 이상 실제로 사용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총 848만 장의 쿠폰 발급을 계획했다. 그러나 코로나가 3차 대유행으로 접어들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한 달 만에 소비쿠폰 발급을 중단했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성급히 대면소비를 부추겼다 이번 코로나 3차 대유행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 소비쿠폰 한 달간 162만 장 이상 소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22일부터 단계적으로 발급한 문화·여가 6대(영화·숙박·여행·공연·전시·체육) 소비쿠폰이 162만1417장 사용됐다.

    세부적으로 영화쿠폰은 지난 10월30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79만 장이 사용됐다. 영화쿠폰은 1인당 6000원(1인 2매 제한) 할인으로, 각 영화관 온라인 예매처 등의 홈페이지 또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받을 수 있게 했다.

    내수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7만원 이하 숙박업소에서 쓸 수 있는 3만원권과 7만원 초과 숙박업소에서 사용 가능한 4만원권으로 구성된 숙박쿠폰은 지난달 4일부터 23일까지 44만393장이 사용되며 6대 소비쿠폰 중 가장 많은 이용률을 보였다.

    공모에서 선정된 우수 국내관광상품 1112개를 30% 할인해주는 여행쿠폰도 지난 10월30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1094장 사용됐다. 공연쿠폰의 경우 10월24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4만1741장 사용됐다. 1인 4매 제한으로 8000원을 할인해주는 쿠폰이다.

    10월22일~11월23일 발급된 전시쿠폰 중 1인당 1000~3000원(1인 4매 제한)을 할인해주는 미술전시쿠폰은 3만8324장 사용됐고 1인당 40%, 최대 3000원 한도(1인 5매 제한)로 할인이 가능한 박물관 전시쿠폰은 4211장이 소비됐다.

    11월2일부터 23일까지 발급된 체육분야 쿠폰은 30만5654장이 사용됐다. 체육분야 쿠폰은 카드사별로 시행하는 응모 당첨자가 할인기간 8만원 이상을 결제하는 경우 캐시백 또는 할인청구 방식으로 3만원 환급된다.

    11월 확진자 세 자릿수에 600명대까지 치솟아

    문제는 이 기간에 우한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며 3차 대유행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지난달 8일 신규 확진자 143명을 기록한 이후 이날 자정까지 확진자는 세 자릿수를 유지했고, 지난달 14일(205명) 이후 2주 연속 200명대, 지난달 26일부터 8일 연속 400~500명대를 기록했다. 

    이날 자정 기준으로는 629명을 기록하며 올 초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이후 9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600명 선을 넘었다.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는 2주다.

    문체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한코로나 확산) 상황을 고지하고 좀 더 안정될 때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게 안내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문화·여가 6대 소비쿠폰 발급을 중단했으나, 우한코로나 확산 상황에서 정부가 내수 부양을 목적으로 대면소비를 부추겼다 방역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8월 문화·여가 6대 소비쿠폰 발급을 시도했으나 우한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며 사업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 채 중단한 상태다.

    당초 계획한 쿠폰 발급량은 848만 장에 달해

    구체적으로 숙박쿠폰 100만 장, 관광쿠폰 15만 장, 공연쿠폰 36만 장, 영화쿠폰 147만 장, 전시쿠폰 350만 장(박물관), 체육쿠폰 40만 장 등 총 848만 장에 달한다.

    김승수 의원은 "정부가 성급히 대면소비를 부추겼다 방역위기를 자초한 만큼, 앞으로는 소비쿠폰 사용과 코로나19 대유행의 역학관계를 면밀히 관찰하며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쿠폰 발행 등의 간접 지원보다는 피해업체에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