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보고 "내 아파트와 차이 없어"… 진 의원, 본인은 지역 최고가 '래미안' 거주
  • ▲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 씨. ⓒ뉴데일리 DB
    ▲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 씨. ⓒ뉴데일리 DB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 씨의 주택 관련 발언이 논란이다. 정부 부동산 정책을 옹호하려는 취지였지만, 국민 정서와 동 떨어진 인식에 거센 비판이 일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면서 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을 맡은 진선미 의원은 2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해 공공임대로 공급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다세대주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에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이날 서울본부 현장 토론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임대주택에 대해 왜곡된 편견을 갖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더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진 의원은 토론회에 앞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엘림하우스와 강동구 성내동 서도휴빌 등 LH가 매입한 임대주택을 둘러봤다. 엘림하우수는 2016년 지은 1층은 주차장인 필로티 구조의 다세대주택으로 최고 6층짜리 4개동 36세대로 구성했다.

    아파트 살면서 "아파트여야 한다는 생각이 문제"

    진 의원은 "제가 지금 사는 아파트와 (임대주택을) 비교해도 전혀 차이가 없다. 방도 3개 있다. 이런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며 "아파트여야 한다는 생각이 지금 제일 문제"라고 했다. 

    정작 진 의원은 서울 강동구 래미안 솔베뉴 아파트(전용면적 84.63㎡) 임차권을 갖고 있다. 지난 3월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 신고 내역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했고, 지상 최고 35층 13개동으로 구성된 1900가구 대단지 아파트다.

    서울 지하철 5호선 명일역 초역세권에 골프연습장, 공용사우나, 피트니스센터, 독서실, 도서관, 연회장 등 시설을 갖췄다. 진 의원이 신고한 전세권 가액은 1억5000만원으로, 월세 보증금으로 추정된다. 네이버 부동산 기준 이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는 12억원으로 지역 최고가 수준이다. 

    진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1999년 독립한 이후 재건축한다는 이유로 집을 비워줘야 하기도 했던 늘 임차인"이라며 "설마 그렇게 이야기했겠느냐. 주거의 질을 고민하고 있고 질 좋은 임대주택을 살펴보면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월 4000만원 버는 김어준 "호텔에 못 산다는 법 없어"

    아울러 이날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는 호텔방을 개조해 전·월세로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전세 대책에 대해 "(우리나라에도) 여인숙에서 1년, 2년 사시는 분들이 있었다"며 "그렇게 생각하니 뜬금없는 정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뉴스공장'에서 참여연대 정책위원인 김남근 변호사와 인터뷰 도중 "오피스텔이나 레지던트를 생각해보면 호텔 형식 건물에 살지 못한다는 법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제기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김씨가 방송으로 버는 월 수입은 4000만원가량 된다.

    이날 라디오에서 김남근 변호사가 '미국 뉴욕 같은 경우에는 경쟁력이 떨어진 호텔이 장기임대차를 많이 내어준다'고 하자, 김씨는 "해외에서도 사례가 있고 우리도 이미 베니키아 호텔이라는 사례가 있다. 너무 비싸게 받느라고 실패한 사례가 있는데 그 가격만 잘 조정하면 이거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추켜세웠다.

    野 "국민들 기본 소망 억누르라는 억지"

    하지만 야권에서는 호텔 전세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를 옹호한 여권 인사들 본인은 고가 아파트에 살거나 월 수천만원을 벌면서, 서민이 느끼는 집값 급등·전세난·대출규제·세금 증가 등 고통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내고 "다세대 임대주택이 진 의원이 사는 아파트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니 진 의원은 왜 임대주택이 아닌 아파트에 살고 있는가"라며 "아파트에 사는 것이 '환상'이고 임대주택이 왜곡된 편견으로 외면 받는 것이라면 당장 종로구 아파트에 살고 있는 여당 당대표부터 이사하라고 설득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가족들에게 더 건강하고 좋은 음식을 먹이고, 더 좋은 옷을 입히고, 안락하고 쾌적한 더 나은 환경에서 살고자 노력하는 국민들과 우리 가장들의 기본적인 소망마저 정책실패를 가리기 위해 '환상'이라고 치부하며 억누르라는 정부여당의 억지스러움"이라며 "국민을 더 이상 농락하지 말고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불가결한 국민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존중하는 정책이나 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