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3대 혁명전시관은 서울 코엑스 같은 곳" 정세현-정청래 저서로 '통일골든벨'도통일부가 전북대 통일교육사업단 지원… 김기현 "국민 세금으로 친북교육" 비판
  • 전북대학교 전경. ⓒ뉴시스
    ▲ 전북대학교 전경. ⓒ뉴시스
    국립대인 전북대가 북한 비판을 금지한 상황에서 '북한말 일기 쓰기'와, 민주당 현역 의원의 저서를 출제 지정 도서로 정하고 '통일 골든벨'을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야당에서는 "국민 세금으로 (통일교육이 아니라) 친북교육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대, 북한말 쓰기 공모전

    전북대 통일교육사업단(이하 사업단)은 지난 10일, 전북대 공지사항 게시판에 학생들을 상대로 두개의 공지를 올렸다. '북한말 일기 쓰기 공모전'과 '대학생 통일 골든벨 모집'이었다.

    '북한말 일기 쓰기' 공모전 운영계획안에 따르면, 사업단은 공모전의 예시로 북한 주민 처지에서 일기 쓰기, 통일 후 사회를 가정한 일기 쓰기 등을 들었다. 심사 기준은 ▲북한 문화어(표준어의 북한말) 사용 ▲옳은 문화어 문법과 어휘·문맥·내용·독창성·완성도 등 ▲통일 관련 생각과 의미를 담은 내용일 경우 가산점 부여 등 3가지다. 

    사업단은 그러나 공모전에 북한의 실상이나 김정은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은 금지했다. 사업단은 운영계획안 유의사항에 "북한이나 남한을 비방하거나 깎아내리는 내용은 불가"라고 명시했다. 

    공모는 11월10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대상 2편(각 100만원), 우수상 4편(각 50만원), 장려상 6편(각 30만원)을 선정해 시상한다. 

    정세현-정청래 저서로 통일 골든벨 진행

    오는 12월5일 진행되는 '대학생 통일 골든벨'은 여권 인사들의 저서에서 문제를 출제한다. 사업단은 사업목적을 "통일에 대한 정체성과 통일관·역사관을 정립하고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기회를 제공하고, 미래를 이끌어갈 통일 인재를 육성하고자 함"이라고 밝혔다.

    퀴즈 출제를 위해 선정된 도서는 정청래 민주당 의원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쓴 <정세현, 정청래와 함께 평양 갑시다>라는 책이다. 여권 인사의 주장이 담긴 도서 1권을 이용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퀴즈 대회를 연다는 것이다. 

    이 책은 "평양 3대 혁명전시관은 서울로 치면 코엑스 같은 곳" "비핵화 카드로 시간을 벌면서 딴 짓 한다고? 오해는 풀자" "통일을 밀어내는 원심력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 독일은 구심력을 키워 원심력을 밀어냈다"는 등 사실상 친북적 관점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내용을 담았다. 

    통일 골든벨은 통일상 1명(노트북), 평화상 2명(태블릿pc), 번영상 8명(무선 이어폰) 을 선정해 500만원 상당의 상품을 수여한다.

    문제는 이 같은 행사를 진행하는 전북대 통일교육사업단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통일부 산하 통일연구원은 통일교육 선도대학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전북대를 비롯한 전국 11개 대학에 통일교육사업단을 설치하고 관련 예산 18억원을 편성했다. 

    각 대학의 통일교육사업단은 대학생들의 통일 관련 인식 제고, 통일 관련 논의 활성화 및 통일시대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일련의 프로그램을 마련해 진행한다. 

    "북한 비판 못하게 금지... 그 자체가 친북교육"

    야당에서는 편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국회 외통위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통일교육이 아닌 친북교육을 하고 있다"며 "북한을 비판하는 일기는 쓰지 못하도록 하는 것 자체가 친북교육이다. 현역 정치인의 도서를 지정해 학생들에게 퀴즈 대회를 여는 것은 정치적 중립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통위 소속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도 "아이디어 차원에서는 괜찮지만, 학생들의 통일관을 하나로 못박는 것은 잘못됐다"며 "도서 선정도 북한을 비판하는 책, 중립적인 책, 감싸는 책이 있을 텐데, 굳이 현역 정치인의 도서로 퀴즈 대회를 여는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