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수근 'ㄱㄴㄷㄹ' 하드보드에유채.18.5x18.2.1960년대 개인소장.ⓒ예술의전당
    ▲ 박수근 'ㄱㄴㄷㄹ' 하드보드에유채.18.5x18.2.1960년대 개인소장.ⓒ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이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이해 한글을 주제로 한 특별전 'ㄱ의 순간'을 개최한다.

    조선일보(사장 방상훈)와 공동 주최하는 'ㄱ의 순간'은 '한글'을 주제로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에서 오는 12일부터 2021년 2월 28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글 창제에 담긴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ㄱ, ㄴ, ㅁ, ㅅ, ㅇ의 다섯 섹션으로 구성했다. 한글의 잉태와 탄생, 일상과 미래를 예술로 조명하고 작고·현역작가 47명의 작품 70여 점과 역사유물 자료 50여 점 등 총 120여 점을 선보인다. 

    그간 한글을 주제로 한 전시들은 한글의 형태와 의미에 초점을 맞췄고, 서예가와 타이포그래피 작가들의 전유물이었다. 'ㄱ의 순간'은 이러한 관습적인 맥락에서 탈피해 문자로서의 한글이 예술과 결합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한글을 주제로 한 회화, 조각, 서예, 유물 뿐 아니라 영상, 음악, 향 등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어우러지는 종합 예술의 향연이 펼쳐진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면면을 보면 화려하다.
  • ▲ 'ㄱ의 순간' 포스터.ⓒ예술의전당
    ▲ 'ㄱ의 순간' 포스터.ⓒ예술의전당
    한국 미술품 경매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김환기,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일컬어지는 박수근의 한글을 주제로 한 작품이 소개된다. 문자와 서예를 바탕으로 전 세계로 활동 영역을 넓힌 남관, 이응로, 황창배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글을 주제로 한 신작들도 공개된다. 서도호는 영국에서 그녀의 딸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던 경험을 토대로 영상작품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만들었다. 설치미술가 최정화는 아프리카에서부터 가져온 골동품과 나무뿌리에 네온사인으로 한글을 새기는 등 연작 10점 'ㄱ의 순간'을 새로 제작했다.

    미디어 아티스트 강이연은 BTS와 초국가적 문화공동체인 ARMY(아미)들을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글의 모습을 시각화한 신작 '문'을 선보인다.  강익중 작가는 3인치 캔버스에 한글을 녹이는 특유의 작법으로 '미스터트롯'의 6인방이 등장하는 '트롯아리랑'을 출품했다.

    지난달 보물로 지정 예고된 '말모이 원고'(국립한글박물관 소장)는 개막 후 오는 22일까지만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말모이 원고'는 1910년대 조선광문회에서 주시경 선생과 제자들이 참여한 최초의 현대적 우리말사전의 원고다.

    전시에서 최초 공개되는 '표착조선인서화'는 1819년(순조 19년) 안의기 선장 등 조선인 선원 12명이 항해 중에 표류해 일본 땅에 머물렀을 때 일본 화가가 12명의 조선인을 그리고, 안의기 선장이 한글로 글씨를 쓴 한일 합작품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동국 예술의전당 큐레이터는 "전시는 말이 글이 되는 지점이다. 다양한 작가와 작품들을 통해 언어가 예술의 본령임을 확인하고 본래는 하나였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기획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