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 시장 “이슬람 파시즘 몰아닥친다” 마크롱 “우리는 굴복하지 않는다”…터키·이란도 프랑스 지지
  • ▲ 노트르담 대성당 참수테러 현장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들. ⓒ뉴시스 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노트르담 대성당 참수테러 현장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들. ⓒ뉴시스 신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9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니스 소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참수 테러가 일어난 직후 프랑스 남부 아비뇽,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소재 프랑스 영사관에서도 흉기 테러가 발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며 무슬림들의 테러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U 27개 회원국과 터키, 이란, 러시아도 프랑스와 연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참수 테러…범인 “알라후 아크바르”

    프랑스 니스 소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의 참수 테러는 이날 오전 8시 30분 발생했다고 AP뉴스, BBC 등이 전했다. 프랑스 테러 수사 담당 ‘장-프랑수아 리카르’ 검사는 브리핑에서 “범인 이름은 ‘브라힘’으로 21살이며 지난 9월 20일 튀니지에서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으로 입국, 이후 프랑스로 왔다”고 밝혔다. 튀니지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강한 곳이다. 2016년 12월 독일 베를린 재래시장에서 테러를 일으켜 12명을 숨지게 한 범인도 튀니지 출신이다.

    브라힘이 프랑스에 입국한 것은 10월 초였다. 그는 솅겐 조약(EU 내 이동 무제한 조약) 덕분에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로 들어올 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브라힘은 프랑스 입국 당시 망명 신청 등을 하지 않아 당국도 신원정보가 없다고 한다.

    브라힘은 이날 오전 8시30분경 노트르담 대성당에 들어가 기도하고 있던 60세 여성을 참수 살해하고 이를 제지하는 55세의 성당 경비원을 흉기로 살해했다. 이어 주변에 있던 44세 여성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이 여성은 성당 바깥으로 도망쳤지만 상처가 심해 결국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리카르 검사는 “브라힘이 노트르담 성당에서 범행을 저지를 당시 칼 3자루와 스마트폰 2개를 갖고 있었다”며 “실제 범행에는 칼 한 자루만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범행이 일어난 지 10분도 안 돼 경찰이 출동하자 브라힘도 성당 바깥으로 나왔다. 경찰은 항복을 요구했지만 브라임을 흉기를 휘두르며 덤볐다고 한다. 그는 결국 경찰이 쏜 총에 제압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브라힘은 범행을 저지를 때는 물론 병원에 실려가면서도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계속 외쳤다. 경찰은 브라힘의 단독 범행으로 추정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참수 테러 직후 프랑스 남부 아비뇽,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서도 흉기 테러
  • ▲ 지난 29일(현지시간) 니스를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9일(현지시간) 니스를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참수 테러가 일어난 지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이곳에서 200킬로미터 떨어진 프랑스 남부 아비뇽에서도 한 남성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흉기 테러를 시도하다 사살됐다. 아프가니스탄 전통 의상을 입고 있던 이 남성은 갑자기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며 행인들을 흉기로 공격했다.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총에 맞아 즉사했다. 범인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소재 프랑스 영사관에서도 경비원을 노린 흉기 테러가 일어났다. “경비원을 공격한 용의자는 40대 사우디아라비아인 남성”이라고 AP뉴스는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프랑스 대사관은 “피해를 입은 경비원은 병원으로 이송됐고,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밝히며 “외교 시설을 겨냥한 잔인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니스 시장 “이슬람 파시즘 몰아닥쳤다”…마크롱 “우리는 테러에 굴하지 않는다”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시 니스 시장은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발생한 테러를 가리켜 “이슬람 파시즘이 몰아닥치고 있다”며 “이제 평화라는 무기가 아니라 전쟁이라는 무기를 사용해야 할 때”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니스를 찾아 테러에 굴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고 프랑스24 등이 전했다.

    지난 16일 파리 북부에서 일어난 중학교 교사 사뮈엘 파티의 참수 테러에 강경하게 대응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니스를 찾아 “우리는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는 단 하나의 공동체가 있는데 바로 국가공동체”라며 “지금 우리는 반드시 단결해야 하며 테러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마크롱 대통령은 거듭 강조했다.

    EU도 마크롱 대통령에 힘을 보탰다. EU 27개국 지도자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에 대한 공격을 가장 강력한 말로 비판한다”며 “우리는 테러와 싸우는 프랑스, 프랑스 국민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을 비난하며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을 펼쳤던 터키와 이란도 이번 테러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터키 외교부은 “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프랑스 국민들에게 애도와 함께 연대 의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