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일정-증인 채택 지연 책임, 국방위 간사 사퇴… "민심 외면하는 공룡여당 멸종될 것"
  • ▲ 군 장성 출신의 한기호(사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 국방위 간사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박성원 기자
    ▲ 군 장성 출신의 한기호(사진)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 국방위 간사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박성원 기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6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가 전체 상임위 중 마지막으로 국정감사 실시 계획서를 채택했다. 군 장성 출신의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야당 간사직을 사퇴한 지 하루 뒤였다. 한 의원은 국감 일정 및 증인채택 지연 등의 책임을 지고 5일 간사직을 내려놨다.  

    국방위는 6일 가까스로 국감 일정을 정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남았다. 추 장관 아들 서씨, 서씨 의혹을 처음 폭로한 당직사병 등을 비롯해 북한군에  사살된 이모 씨의 유가족 등 야당이 신청한 증인들이 아직 채택되지 않았다. 

    19대 국회에서도 국방위 간사를 맡았던 한 의원은  "공룡이 왜 사라졌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북한의 우리 국민 사살 사건, 국감 등과 관련한 정부·여당의 행태를 비난하는 말이었다. 공룡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멸종했듯, 정부·여당도 민심을 읽지 못하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였다. 다음은 한 의원과 전화 인터뷰 내용이다.

    -올해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는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살된 이모 씨 관련 문제가 집중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우리 국민이 살해된 것에 대해 국감에서 거론하고 따질 것이다."

    -그런데 어제 야당 국방위 간사직을 내려놨다. 다시 간사를 맡을 가능성은 없나?

    "없다. (야당이 요구한) 증인을 (여당이) 채택한다면 다시 맡을 수도 있다."

    -이씨와 관련해 월북설, 북한 상부의 사살명령설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이는 대부분 정부·여당 측에서 나왔다는 말이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오늘 "북한 상부에서 이씨를 7.62㎜ 소총으로 사살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말은 국방부 등이 먼저 흘렸다"고 주장했는데.

    "5일 전 비슷한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우선 7.62㎜ 소총 관련 내용은 국방부가 보도하지 않는 조건으로 먼저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 소총 이야기가 결국 나왔다. 그러자 '(국방부가) 사살이라는 말을 했는가, 안 했는가' 등을 두고 이야기가 오가게 됐다. 이 이야기가 나오던 중에 (국방부가) '사살이라고는 안 했다. 7.62㎜다'라는 발언이 나온 것이다."

    -오히려 정부 측에서 국가안보와 관련한 중요한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인가?

    "(국회) 비공개 회의에서는 원래 (7.62㎜라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국방부에서 나온) 이 이야기를 여러 사람이 흘렸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 이야기를 듣고 말한 것일 뿐이다. (우리 측이나) 내가 제공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국방부의 비공개 내용 등을 먼저 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오늘 이씨의 아들이 쓴 편지가 공개됐다. 이씨 유가족은 유엔에 조사촉구요청서도 냈다.

    "정부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명확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오죽하면 조사촉구요청서를 냈겠나."

    -야당이 국감을 보이콧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19대 때도 국방위 간사를 맡았다. 당시에는 민주당 간사 요청도 들어주고 했다. 지금은 다르다. (그렇다고 해도) 국감은 국민들의 명령이다. 국회의원의 의무이기도 하다. 의무를 버릴 수는 없다. 지금 야당 몫의 국회부의장이 없어도 국회 일정이 진행되지 않나. 야당 국방위 간사가 없어도 진행될 수 있다." 

    -지금 정부·여당의 행태를 어떻게 보는가? 

    "공룡이 왜 죽었는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다. (여당이) 환경에 적응을 못한다는 것은 국민들 편에 서지 못한다는 뜻이다. 국민 편에 서지 않으면 공룡과 같은 운명을 맞이할 수 있다. 국민들이 만용을 부리는 거대여당을 언젠가는 용서하지 않을 것 아닌가. 지금처럼 하면 그런 날이 빨리 다가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