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압도적 표차로 자민당 총재 당선…16일 의회에서 형식적 선거 뒤 총리 취임 예정
  • ▲ 14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승리한 스가 요시히데 내각관방 장관이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4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승리한 스가 요시히데 내각관방 장관이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가 요시히데 내각관방장관이 1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선출됐다고 NHK, 마이니치,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이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자민당 사상 첫 무계파(無系派) 총리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선거 전부터 자민당 내 5개 계파가 그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터라 실제 ‘무계파 정치’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스가 장관, 선거인단 534표 중 377표 얻어 신임 자민당 총재 선출

    NHK에 따르면, 자민당은 14일 오후 2시 도쿄의 한 호텔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를 실시했다. 선거인단은 당내 중의원과 참의원 국회의원 394명, 47개 도도부현에 각 3명 씩 할당된 지역대표 141명이었다.

    개표 결과 총 534 유효표 가운데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71세)이 377표를 얻어 제26대 자민당 총재가 됐다.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63세)은 89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63세)은 68표를 얻었다. 스가 장관은 의원들에게 288표, 지역에서 89표를 얻었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의원들에게 79표, 지역에서 10표를 얻었다. 반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역에서 42표, 의원들에게 26표를 얻었다.

    “스가 장관은 14일 오후 6시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당 운영방침과 주력할 정책에 대해 밝히겠다고 했으며, 새 간사장과 주요 당직자, 신임 장관 인선은 15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NHK는 전했다.

    방송은 “스가 장관은 16일 소집하는 임시 국회에서 중의원과 참의원의 총리 지명선거를 통해 제99대 총리에 취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자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스가 장관의 총리 취임은 기정사실이 됐다.
  • ▲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스가 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스가 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가 정부, 아베의 정책 이어가는 수준 머물 가능성 커

    일본 언론들은 스가 장관이 특정계파 소속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하지만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자민당 내 7개 주요 파벌 가운데 5곳이 공개적인 지지를 했으므로, 스가 장관은 총리 취임 후 계파 간 논공행상을 정리해야 하는 어려운 일을 맡게 됐다.

    아베 전 총리가 속해 있던 호소다파(98명),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이끄는 아소파(54명), 다케시다 노부루가 창설했고 지금은 다케시다 와타루 평성연구회장이 이끄는 다케시다파(54명), 친중파로 알려진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의 니카이파(47명),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 지사의 아들 이시하라 노부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이끄는 이시하라파(11명)가 스가 장관을 밀었다. 스가 장관은 이들에게 적절하게 자리를 나눠줘야 한다.

    스가 장관은 언론에 “나는 파벌의 힘으로 입후보한 게 아니므로, 인사는 개혁적 인물을 우선 지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사실상 무력화할 정도의 파벌 지원이 있었으므로 그가 인사를 마음대로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스가 정부'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특히 스가 장관을 총리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의 힘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니카이파와 호소다파의 연대가 계속 이어지고 니카이 간사장이 유임이 될 경우 스가 정부는 아베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가는 역할만 할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만약 니카이 간사장의 권력이 일본 언론의 예상보다 더 강해질 경우 아베 정부 이상으로 친중적 성향이 강한 정부가 등장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