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미복귀' 피의자 신분인으로 인턴 지원해 합격… "무릎 아프면 할 수 없는 일" 의혹 커져
  • ▲ 추미애 법무부 장관.ⓒ뉴데일리
    ▲ 추미애 법무부 장관.ⓒ뉴데일리
    군 복무 중 특혜 의혹이 제기된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서모 씨가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K리그 프로축구 구단인 전북현대모터스FC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추미애 아들 피의자 신분인데 프로축구 구단 취업

    국민의힘 김예지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서씨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사업 중 하나인 '프로스포츠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인턴직에 합격해 지난 2월부터 전북현대모터스FC 사무국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씨는 현재 구단의 유소년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가 지원한 해당 업무 인턴 자리는 경쟁률이 60 대 1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명을 뽑는 자리에 서씨가 지원해 합격했다. 서씨의 인턴직은 프로스포츠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자 고스펙으로 평가받는다.

    서씨가 취업한 시점도 논란이다. 전북현대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턴 모집 공지에 따르면 서류접수 기간은 지난 1월6~15일이었으며, 면접시험은 같은 달 21일이었다. 서씨는 전북현대에 지원할 당시 군 휴가 미복귀 혐의로 고발돼 피의자 신분이었다. 

    서울동부지검에서 이 사건 수사가 9개월째 지연돼 뭉개기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서씨는 전북현대 인턴직에 합격해 사실상 국가예산으로 스펙을 쌓는다는 지적이다. 

    김예지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프로스포츠 인턴십 프로그램은 올해 문체부로부터 12억69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이 돈은 인턴 1명당 월 130만원(월 20시간 근무 또는 160시간 근무)의 급여로 지급된다.

    "프로축구 구단 인턴은 말만 사무직이지 몸 쓰는 일"

    추 장관은 서씨가 무릎질환에도 군대를 다녀왔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프로축구업계에서는 무릎이 불편한 상태로는 정상적으로 구단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제주유나이티드FC 구단에서 서씨와 동일한 인턴 사무직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남성(32)은 본지와 통화에서 "말이 사무직이지 몸 쓰는 일이 많다"며 "지금은 코로나19 상황인 것을 감안해야겠지만, 보통 경기가 있는 날이면 사장부터 인턴까지 지위 고하, 업무분야를 막론하고 시합 내내 몸 쓰는 일에 매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가파른 계단을 수없이 오르내리고 뛰어다녀야 하는데, 서씨의 무릎 상태가 그렇게 심각하다면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野 "서씨 인턴 취업도 엄마 찬스 의심"

    야당에서는 인턴 채용 과정에서도 추 장관의 '엄마 찬스'가 작용한 것 아닌지 의심한다. 김예지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그동안 이미 밝혀진 개입 정황들에 비춰보면 충분히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통화에서 "이 뉴스(서씨 전북현대 인턴직 근무)를 다룬 기사를 보니 '국가인턴 지원 프로그램은 장관이나 고위직 자녀 스펙용인데, 흙수저가 지원해서 정부 업무를 번잡하게 해서 미안하다'는 댓글이 있었다"며 "국가예산을 취업 스펙 쌓는 데 썼다는 청년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북현대 측은 서씨가 추 장관의 자녀인 것은 블라인드 면접을 통해 채용 이후 알게 됐고, 서씨의 무릎 상태와 업무는 무관하다는 견해다. 전북현대 구단 사무국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서씨가 오늘 출근했고 외근 중"이라면서도 구체적 질문에는 "말씀드리기 민감한 부분"이라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