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선거개입·윤미향·권언유착 수사 모두 '공전'… 수사지휘부 승진누락·인사이동·사표로 수사동력 사라져
  • ▲ 검찰. ⓒ뉴데일리 DB
    ▲ 검찰. ⓒ뉴데일리 DB
    여권의 '검찰 때리기'가 연일 이어지면서 검찰의 '권력형 비리' 수사도 제자리걸음이다. 

    '청와대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은 추가 수사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윤미향-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건과 '권언(權言)유착' 수사도 수개월째 진척이 없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사건도 검사장 인사 후 수사를 담당하던 부장검사가 사표를 냈다.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안이 사실상 확정된 데다, 권력형 비리 사건 실무를 담당할 중간간부들 역시 조만간 예정된 인사에서 대거 물갈이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살아 있는 권력을 겨냥한 검찰 수사동력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 울산시장선거 개입' 수사팀은 피의자들의 조사 거부 등으로 수사 진행에 차질이 생겼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지난 1월 송철호 현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했지만, 4월 여권의 '총선 압승' 이후 후보자 매수 혐의 등 추가 수사에는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 1월 말에는 후보자 매수 혐의와 관련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광철 민정비서관을 소환조사했지만 이후 추가소환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靑선거개입·윤미향-정의연·권언유착 수사 '감감무소식'

    특히 수사팀은 임 전 실장과 함께 후보자 매수 혐의 피의자이기도 한 송 시장과 송 전 부시장이 고의로 소환조사를 거부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수사팀은 지난달 24일 선거개입 재판에서 송 시장 측이 열람등사 문제를 지적하자 "출석도 하지 않으면서 증거기록을 받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항변했다.

    반부패·공공수사부를 축소하는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과 이어질 중간간부 인사도 수사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은 부장검사는 이번 중간간부 인사에서 유력한 인사대상자로 거론된다. 수사팀을 이끌던 김 부장검사의 인사이동은 수사동력을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라인'인 김 부장검사는 1월 이른바 '검찰 대학살 인사'에서 필수보직기간인 1년을 채우지 않아 살아남았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지 못한다. 윤 의원은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업무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10건이 넘는 고발을 당했다. 정의연 안성 쉼터를 지인 소개로 실제 가격보다 고가로 매입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달 13일 수사 착수 3개월 만에 윤 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1차 소환조사 이후 1개월이 넘도록 추가 조사 소식은 전해지지 않는다. 법조계가 '이례적 수사행태'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윤미향 수사 뭉개기'로 비판받은 장영수 서울서부지검장은 7일 검사장급 인사에서 오히려 대구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추미애 아들 미복귀 수사 지휘 차장검사 사표

    "권력과 유착한 제보자가 '검언(檢言)유착'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한동훈 검사장에게 함정을 팠다"는 권언유착 의혹 수사는 서울남부지검에 배당됐으나 수사에 착수조차 하지 않았다. MBC의 검언유착 보도 직전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을 보도가 곧 나간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는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의 폭로도 나왔지만, 남부지검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번 검사장 인사에서 서울남부지검장에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를 불구속 기소했던 박순철 의정부지검장이 전보되면서 수사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부지검은 여권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라임 사태'도 함께 수사한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의 군 시절 휴가 미복귀 의혹은 수사를 지휘하던 차장검사가 사표를 제출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김남우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최근 법무부에 사직원을 제출했다. 

    김 차장검사는 2018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로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보좌했다. 최근에는 서울동부지검에서 추 장관 아들과 관련한 의혹을 수사해왔지먼 이번 검사장 인사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동부지검장에는 김관정 대검 형사부장이 임명됐다. 김 형사부장은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 및 대검 형사과 소속 검사들과 이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