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친일파가 만든 애국가 바꾸자" 회견… 네티즌들 "이게 무슨 표절" "하나도 안똑같다"
  • ▲ 김원웅 광복회 회장이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에키타이 안(Ekitai Ahn·안익태)'의 만주국 건국 10주년 음악회 지휘 동영상 공개 및 친일행위 고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성원 기자
    ▲ 김원웅 광복회 회장이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에키타이 안(Ekitai Ahn·안익태)'의 만주국 건국 10주년 음악회 지휘 동영상 공개 및 친일행위 고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성원 기자
    광복회(회장 김원웅)과 국가만들기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 20일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애국가 교체를 요구했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이 친일파인데다가 표절 의혹도 있다는 것이다. 

    광복회와 시민모임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의 만주국 건국 10주년 음악회 영상을 공개하고 "애국가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안익태를 시종일관 에키타이 안(안익태의 일본명)으로 호칭했다.

    기자회견 내내 안익태를 '에키타이 안'으로 호칭

    이들은 ▲친일 친나치 인물인 에키타이 안이 작곡한 애국가가 국가의 지위를 누리는 일은 당장 멈춰야 한다 ▲표절 의혹이 뚜렷한 에키타이 안의 애국가를 방송하거나 행사 등에서 부르기를 강요 또는 권장하는 일을 하루빨리 없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정체성과 시대정신을 모두 반영한 정통성과 품격을 갖춘 대한민국의 정식 국가를 만들기 위한논의를 시작하라고 주장했다.

    김원웅 회장은 이에 대한 근거로 안익태의 친일 행적을 지적했다. 김 회장은 "지금 애국가 전문가들이 확인을 통해 72%가 표절하는 것을 나온다"며 "에키타이 안은 친나치·친일 반민족 작곡가로 그런 작품을 국가로 한다는 것은 이상한 나라"라고 주장했다. 
  • ▲ 광복회와 국민만들기시민모임이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박성원 기자
    ▲ 광복회와 국민만들기시민모임이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박성원 기자
    이어 김 회장은 "우리 국가 최초 문화훈장 받았다고 에키타이 안이 서울 현충원에 안장됐는데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고 반민족 권력이 장악해온 민족 반역의시대를 종언하는 것이 이 시대의 명령이자 역사적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친일파 파묘'를 재차 주장했다.

    하지만 안익태의 그 시대 행적을 친일로 단정할 수 있느냐는 주장과 별개로, 이러한 주장이 애국가 교체로 이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타임머신 타고 돌아가지도 못하는데.. 무슨 기준으로 규정하나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36년간 지속된 일제강점기시대를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친일인지 아닌지를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나눌 수 있나"라며 "본인의 철새 이력은 어물쩍 넘어가면서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통합당의 또다른 의원도 "김원웅씨 주장대로라면 손기정도 친일파"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거기에 부역해 한 자리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만드는 정신나간 친일몰이"라고 분노했다. 

    기자회견에서는 표절 의혹도 제기했다. 신동일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애국가의 선율은 불가리아 노래 오 도브루잔스키 크라이와 매우 흡사하다"며 "선율의 맥락과 음정이 일치하는 음이 전체 출현음 58% 유사한 음까지 포함하면 72%에 이르며 이는 결과적으로 표절"이라고 지적했다.

    1978년 해소됐던 표절 의혹도 제기

    하지만 이같은 애국가 표절 의혹도 1978년대에 이미 정리가 됐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공석준 전 연세대 음대 교수가 작성한 '애국가 표절 시비에 관한 소고' 논문을 통해 논쟁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후 애국가에 대한 표절 의혹은 제기되지 않다가 지난 2006년 노무현정부 말부터 다시 제기됐다.

    공석준 교수는 논문에서 "두 선율은 본질적으로 다른 판도를 그리고 선율 구조가 판이하다"며 "화성구조가 다른 음계의 진행은 곧 공통음이 있다 하더라도 하나는 골격적, 하나는 구조적 의미이니 이는 성질상 그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도 애국가 표절 논란이 지속되자 '오 도브루잔스키 크라이'의 유튜브 영상에 다수의 댓글로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댓글에는 "이게 무슨 60~70%가 애국가랑 똑같다는 말이냐" "처음에는 움찔하고 뒤는 하나도 안똑같다" "좌파들은 그냥 애국가와 안익태가 싫은 것"이라는 의견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