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업 분할 매각 아니라 미국서의 퇴출 원해"…"중국 영향력 차단하고 값싼 매각 유도하려는 트럼프 전략일수도"
  • ▲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1일(현지시각) 중국 동영상 서비스 '틱톡'을 미국에서 퇴출하겠다고 공언했다.ⓒ뉴시스
    ▲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1일(현지시각) 중국 동영상 서비스 '틱톡'을 미국에서 퇴출하겠다고 공언했다.ⓒ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SNS서비스 '틱톡'을 미국에서 퇴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틱톡 인수설이 나왔다. 틱톡의 국적세탁 의혹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인수합병(M&A) 국가가 아니다"라며 그마저도 거부했다. 일각에서는 틱톡과 백악관 간에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관측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미국사업부를 값싸게 매각하라고 유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트럼프, 틱톡 인수설도 부인… "우린 M&A 해주는 나라 아냐"


    틱톡은 사용자들이 15초~1분짜리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앱이다. 틱톡을 개발한 바이트댄스는 화웨이와 함께 해외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중국 IT기업이다. 틱톡 사용자가 세계적으로 22억명에 이른다는 추산도 있다. 특히 10~2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천만 명의 미국 청소년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미국 정부가 틱톡을 완전히 퇴출하기보다는 미국 기업에 매각을 유도할 것이라는 외신들의 관측이 많았다. 미국 내에서는 틱톡의 미국 사업부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할 계획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의 틱톡 사업부 인수마저 금지하고 완전히 퇴출해버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각) 플로리다주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틱톡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미국에서의 사업을 금지하려고 한다"며 인수설에 대해서는 "우리는 누군가 바라면 인수합병 해주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럴 권한이 있다. 이르면 1일 (행정명령이나 비상경제권 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FT "바이트댄스 영향력 차단하고 싸게 매각시키려는 것"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WSJ는 백악관이 틱톡의 사업유지 조건으로 미국 내 고용을 현재보다 열배 늘리라고 압박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미국 사업부를 넘기는 대신 지분을 일부 유지하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퇴출하려는 것은 틱톡 서비스가 아니라 바이트댄스라는 시각도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개입조치는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영업권을 완전히 (미국 기업에) 넘기고, MS사가 제안한 것보다 싼 가격에 팔도록 유도하는 협상 책략이라고 많은 이들이 생각한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또 "이 문제에 정통한 인사의 전언"이라며 "틱톡이 미국 영업권 전부를 넘기겠다는 취지로 트럼프 행정부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MS사의 틱톡 인수설과 관련해 "당초 MS사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전 세계에 수억 명 회원을 보유한 틱톡의 전체 사업권에 관심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고 2일 전했다.

    틱톡 "우린 아무데도 갈 계획 없다"


    틱톡 측은 미국 내 영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 바네사 파파스 틱톡 미국지역 총책임자는 1일 자신의 트위터 등 SNS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아무데도 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파파스 책임자는 "우리는 여기에 오래 남아 당신의 목소리를 함께 나누겠다. 틱톡과 함께 하자"고 사용자들에게 호소했다.

    파파스 책임자는 또 "우리는 가장 안전한 앱"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동안 틱톡은 "우리는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개인정보를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미국 사이버전문가인 커트 넛슨은 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떤 데이터든지 중국 정부가 접근해 사용할 수 있고 그 기술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건 중국 법으로 규정된 내용"이라며 "당신의 자녀가 틱톡에 넣어둔 사적인 비공개 정보를 중국 정보가 이용하는 걸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