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사력, 1990년대 미국 수준… 2050년 경제성장률 1%대로 추락할 것"
  • ▲ [휴스턴=AP/뉴시스] 폐쇄가 결정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의 지난 22일(현지시간)전경.ⓒ뉴시스
    ▲ [휴스턴=AP/뉴시스] 폐쇄가 결정된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의 지난 22일(현지시간)전경.ⓒ뉴시스
    "2050년 중국은 경제가 추락해 정체된 국가가 될 것. 하지만 부상하는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중국은 아시아 지역 전체에 걸쳐 다툼을 벌이는 중, 위기 시 즉각 대응 위해선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군비지출 늘릴 필요."
    "중국의 군사도발을 억제하기 위해선, 미국과 동맹국의 전쟁 의지와 역량이 중요" 

    미국 정부의 후원을 받는 민간연구소 랜드 코퍼레이션은 최근 <중국의 대전략: 최근 동향과 장기적 경쟁>(China's Grand Strategy: Trends, Trajectories and Long-Term Competition)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대중국 전략을 제안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의 대전략은 한마디로 '국가의 부흥'이란 말로 표현할 수 있다"며 "중국은 잘 통제된 정치질서, 사회적 안정, 경제적 번영, 기술적 진보, 강력한 군사력을 갖춘 나라를 만들려는 게 전략의 목적"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극도로 야심 찬 일련의 장기적 국가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50년 중국? "정체된 상태일 가능성 가장 높아"

    이 보고서는 이 같은 전략의 성공 정도에 따라 달라진 2050년 중국의 모습을 크게 네 가지 시나리오로 나눴다. ▲ 전략을 완전히 달성한 '승리한' 중국 ▲ 전략을 대부분 달성한 '떠오른' 중국 ▲ 전략을 달성하지 못한 '정체된' 중국 ▲ 체제 생존을 위협하는 다양한 문제에 봉착한 '붕괴된' 중국 등이다.

    보고서는 네 가지 시나리오 중 '승리한 중국'이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unlikely)고 봤다. '승리한 중국'은 전략의 오류와 중대한 결함이 전혀 없을 것이란 가정 아래에서만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붕괴된 중국' 역시 실현 가능성이 낮다(unlikely)고 봤다. 중국 지도자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데 능숙하기 때문이다.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는 '떠오른 중국'(probable)과 '정체된 중국'(possible)으로, 그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정체된 중국'이라고 봤다.

    "경제 1%대 성장률... 한반도 영향력 상실

    '정체된 중국'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2%대로 추락한 상태다. 경제는 부채 증가와 인구 고령화 때문에 살아날 기미가 없다. 수천 명 홍콩 부자들과 금융기관들은 이미 외국으로 이주했고, 남아있는 홍콩주민들은 최악의 경제에 신음한다. 신장에서는 소요가 계속된다. 대만은 동남아시아·남아시아 국가들과 공급망을 형성하고, 미국과 외교안보 동맹관계를 통해 국제무대에 복귀한다. 

    '포스트 김정은' 시대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동결하기로 약속하는데, 경제가 추락한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잃는다. 한국과 일본 경제는 중국의 경기침체로 악영향을 받으면서 동시에 한·일과 중국의 관계가 멀어진다. 다만 '정체된 중국'은 미국과 2018년 이전 수준의 협력을 유지할 수 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도 '승리한 중국'과 '떠오는 중국'에 모두 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해외 미군기지를 강조하면서 "일본, 한국, 필리핀 등에 포진된 미군 전진기지들이 이미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예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서태평양 해상과 상공에서 일상적으로 군사작전을 벌일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손실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이 보고서가 지적한 '해외 미군 기지들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은 한국과 필리핀 등 주둔국 내부에서 미군에 비협조적인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을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확장적 억지전략 굳건히 유지할 필요"

    보고서는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신속히 미 육군을 분쟁 지역으로 옮기기 위한 해상수송과 공수 작전에 최적화된 육해공 연합작전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중국은 이 지역(아시아) 전체에 걸쳐 다툼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지점에서 발생하는 위기에 즉각 대응하려면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군사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고서는 다만 적어도 2030년까지는 미중간 전면적인 군사충돌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보고서는 "중국이 중대한 무력충돌에 휘말리게 되면, 그것은 중국 국가발전 전략에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이 주변 영토분쟁 등을 군사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를 못하게 하려면 미국과 동맹국들의 의지와 능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바꿔 말하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전쟁억제 의지가 낮을 경우 중국은 무력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력 수준을 혹평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으려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중국이 달성하고자 하는 군사력은 1990년대 미군의 수준이다. 이것을 명심해야 하며, 경쟁이 충돌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전통적인 확장적 억지전략을 굳건히 고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