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망엔 "충격적"이라더니 백선엽 별세엔 '침묵'… 김종인 "정상적 나라인가"
  • ▲ 故 백선엽 장군의 빈소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백 장군은 6.25전쟁 때 주요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에 올랐다. 10일 향년 100세로 별세했다. ⓒ권창회 기자
    ▲ 故 백선엽 장군의 빈소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백 장군은 6.25전쟁 때 주요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에 올랐다. 10일 향년 100세로 별세했다. ⓒ권창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고 백선엽 장군 빈소에 조문 대신 조화만 보내 논란이 일었다. 6·25전쟁 때 주요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한국군 최초로 4성장군이 된 고인을 향해 국군통수권자로서 예우를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백 장군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에 문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냈다. 13일 현재까지 별도의 추모 메시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반면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성추행 의혹을 받고 사망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관련해서는 "박 시장님은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참 오랜 인연을 쌓아온 분인데, 너무 충격적"이라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또한 13일로 예정됐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1일 연기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날 국민청원 동의 수 56만8000명을 넘긴 '박원순 서울시 5일장(葬) 반대'와 관련해서도 답변을 내놓지 않고 서울시의 대대적인 장례를 방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백 장군 대전현충원 안장 결정과 관련한 질문에 "청와대가 국방부와 보훈처의 입장 외에 더 추가해 드릴 말씀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방부와 보훈처는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 장군묘역이 다 찼다는 이유로 유가족과 협의해 대전 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했다. 

    '대전 안장' 논란에... 靑 "추가할 말 없다"

    야당에서는 문 대통령이 직접 조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 회의에서 "국군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이 반드시 창군 원로이자 나라를 구한 백선엽 장군을 조문해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한다"며 "대통령이 결단하면 (백 장군을) 동작동 국립묘지로 모실 수 있다"며 "(안장까지) 이틀이 남았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도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백 장군이 대한민국을 지켜냈기 때문"이라며 "문 대통령이 직접 백 장군을 조문할 것을 간청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백 장군이 "6·25전쟁의 백척간두에 서 있던 나라를 구출하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우신 분"이라며 "백선엽 대장의 장지를 놓고 정치권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는 걸 놓고 과연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나라인가 생각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원식 "서울현충원에 모시는 게 국민의 도리"

    군 출신의 신원식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서울현충원은 원래 6·25 전사자들을 모시기 위한 묘지였다"며 "6·25전쟁 구국의 상징인 백 장군을 그곳에 모시는 게 국민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백 장군의 '친일 논란'을 이유로 동작동 안장에 반대하는 일각의 목소리와 관련 "백 장군이 만주국 간도특설대에 근무한 것은 맞지만, 1943년 무렵 만주지역에는 항일세력이 없었다"며 "또 우리 독립군이 아닌 중국 팔로군을 토벌했고, 이때도 주력부대가 아닌 경비부대 소대장이었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당 회의에서 "문재인 정권 들어 보통국가, 보통사회로서의 보편적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저뿐만이 아닐 것"이라며 "한 사회나 공동체가 지속 가능하려면 그 사회를 지탱하는 건강하고 보편적인 가치와 규범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에게 그것이 존재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